언젠가도 쓴 일 있지만... '아기들'은 무슨 꿈을 꾸는지 궁금했었어요.
꿈이라는 것은 경험/시각적 기억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눈도 잘 보이지 않는 애기들도 꿈을 꿀까, 아니라면 몇살(혹은 몇 개월)때부터 꿈을 꾸는 걸까...
꼼꼼이가 두어살 됐을 때에 아주 약간의 해답을 얻었지요.
일본에 있을 때 곰돌이 등등 동물들 나오는 그림책을 몇 권 보여줬는데
그날 밤 자다가 "곰이랑 여우랑" 어쩌구 하더군요. 아, 애들은 저런 꿈을 꾸는구나,
때묻은 어른들과는 확실히 다르구나... 저것이 아이들의 꿈속 세상이구나...
다섯살 정도 되었을 때, 닐리리랑 마고랑 다같이 차타고 가다가 살풋 잠이들었던 꼼양이
"키티야 놀자" 하면서 잠꼬대 하다가 깼어요. 그래서 막 웃었습니다.
저 또래 애들은 꿈에서 헬로키티랑 노는구나...
요새도 꼼꼼이는 잠꼬대를 하는데, 즐거운 꿈만 꾸나봐요. 부럽게도...
자다가 막 혼자 키득키득 웃거든요. 오늘도 아침에 키득키득 웃더군요.
얼마 전에는 괴물이 나오는 꿈을 꿨대요. 그래서 '얘도 드뎌 악몽을 꾸기 시작했나' 했는데...
그런데 괴물이 너무 귀엽게 생겼대요. 곰돌이 모양을 한 괴물인데, 하트 모양이 그려진 조끼를 입었다나요.
"엄마, 꿈 속에 괴물이 나왔어요! 그런데 너무 귀엽게 생긴 괴물이었어요!
곰돌이 모양에다가, 하트 조끼까지 입고 있었어요!"
그렇게 귀여운데 왜 괴물이냐고 했더니, 자기를 잡아먹으려고 했답니다. 그러니까 괴물은 괴물인 거죠 ㅎㅎ
꼼양의 '귀여운 꿈'은 언제까지 갈까요.
[댓글]
탱누나: 어려서 절벽으로 떨어지는 꿈에서 깨면 키 크는 꿈이라고 어른들이 그러셨는데 쌀군도 가끔 무서운 꿈을 꿨다고 횡설수설합니다만... 내용은 기억 못하나봐요. ㅎㅎㅎ
딸기: 절벽으로 떨어지는 꿈이 아니고, 쿵 떨어지듯 자다가 움찔하는 거 얘기하는 거 아닌가요? 진화심리학자들 말로는, 애초에 나무 위에 살던 유인원적 시절의 기억(떨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서 그런 거라고 하더군요.
탱누나: 우와~~~~ 정말요? 설득력 있음. 완전 지대루 떨어지는 꿈이에요. 거의 낙하...
통상적으로 왜 잠이 폭 들기 전에 몸서리치며 놀라는 그런거 말고.닐리리야: 어렸을 때 떨어지는 꿈은 물론이고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꾸는 이상한 꿈이 있었어요.
아무 내용은 없고 단순히 무슨 시각적인 어떤 장면인데, 잘 설명하긴 어렵지만 아주 단편적인 장면들이 반복되면서... 이게 낮잠을 자거나 할 때마다 여러 차례 꿨어요. 나중에 조금씩 크면서 빈도도 줄고 안 꾸게 되긴 했지만... 어떤 때는 깨보면 엄마 옆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평화로운 순간에도 꾸고 그래서 더 무서웠더랬어요. 근데 엄마는 나의 두려움이 대수롭지 않으시다는 듯 "어렸을 때는 원래 그래. 크면 없어져"라고 하셔서 섭섭했던 기억이... ㅡ.ㅜ
나리나리: 전 지금도 꿈도 많이꾸고 잠꼬대도 많이하는 편인데....막 기분좋은 꿈은 적은듯.
역쉬 꼼꼼이는 아직 어려서 그른가!!! 아니 생각해보면 난 어렸을때도 무서운꿈을 많이 꿨는데, (딱 조만할때 검은 용이 나와서 잡아먹으려고 하고, 강시나오는 꿈 꿨음.ㅠㅠ) 꼼꼼이 상상력이 평소에도 넘 귀여워서 근가..^^
딸기: 나도 어릴 때 무서운 꿈 많이 꿨던 것 같아. 아니면, 무서운 꿈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서 그런가?
꼼꼼이는 평소 상상하는 내용이 좀 귀엽고 건전한 것들이긴 해. 다른 애들하고 비교는 안 해봐서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좀 그런 것 같아.
나리나리: 혹시꼼꼼이가 무서운영화랄지 그런걸 아직 본적이 없나요? 보통 그런걸 봐야 꿈에 나오는데....^^
딸기: 응, 그런 거 내가 워낙 싫어해서... 글구 아직은 그런 걸 볼 나이 아니잖아.
탱누나: 무서운 영화는 증말이지 total waste of film... 난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것이 무서운 영화랑 무서운 이야기. 장난으로 자꾸 하면 걔랑 절교해야 돼... 6학년 떄 전설의 고향에서 구미호 보고 거의 수 개월을 밤마다 공포에 떨며... ㅠ.ㅠ
써니: 아.. 글구보니 무난이 무던이도 꿈을 꾸는지 잘 살펴보고 또 물어봐야겠다. 갑자기 엄청 궁금해졌음. 글구 딸기 리플에 있는 유인원시절의 기억. 와우~ 재밌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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