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협상가 된 싸움꾼, 피터 만델슨

딸기21 2005. 8. 2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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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섬유제품 무역협상을 하고 있는 피터 만델슨(52·사진) 유럽연합(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28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세관에 묶여 있는 중국산 섬유제품들을 풀기 위한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말해 협상 타결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 발언은 EU 대표단이 나흘째 베이징(北京)에서 중국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쏟아져 들어오는 중국산 저가 섬유제품 때문에 몸살을 앓아온 EU는 역내 섬유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6월 중국산 제품에 쿼터를 도입키로 합의하고, 스웨터 등 6개 제품분야의 쿼터 초과분을 각국 세관에 억류했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에 섬유생산업체들은 환영했지만 수입을 맡아온 소매상들이 들고일어나면서 문제가 꼬이기 시작했다. 만델슨은 역내 생산소매분야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섬유문제를 놓고 중국과 힘겨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영국 노동당 의원을 거친 만델슨은 할아버지 대(代)부터 각료를 지낸 명문가 출신으로 토니 블레어 총리·고든 브라운 재무장관 등과 함께 노동당 신(新)시대를 연 주역이다. 그러나 ‘싸움꾼 기질’때문에 ‘암흑의 왕자’라는 별명까지 얻었으며 당 안팎과 언론에 적을 많이 만들었다. 지난해 8월 곡절 끝에 EU 본부가 있는 브뤼셀로 자리를 옮겼다.

정치인 생활을 하면서 이 자리 저 자리를 전전해온 탓에, 영국 언론들은 그가 EU 집행위원 직에서도 임기 5년을 결코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추측들을 내놨었다. 그러나 만델슨은 브뤼셀 생활 1년 만에 싸움닭 근성을 접고 베이징과의 협상을 차분히 진행해오고 있다. 만델슨이 런던으로 돌아가면, 브라운 장관의 뒤를 이어 차기 총리를 꿈꿀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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