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이 18일(현지시간) 40억 달러 어치의 주식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구글의 주가는 5.11달러(1.79%) 하락해 279.99달러로 떨어졌고 뉴욕 증시도 덩달아 출렁거렸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구글은 이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서 A클래스 주식 1416만주를 추가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의 주식은 A클래스와 B클래스로 나뉘어져 있는데, B클래스 1주는 주주총회에서 A클래스 주식 10주의 효과를 갖는다. B클래스 주식은 구글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 경영자 에릭 슈미트가 대부분 소유하고 있고 일반 투자자들에게 제공되는 것은 A클래스 주식이다. 이번 매각계획대로라면 구글은 17일 종가(주당 285.10달러)를 기준으로 40억달러의 현금을 얻게 된다.
구글의 주식 매각계획에 일반 투자자들은 물론, 투자분석가들도 놀라움을 표시했으며 시장 전체가 한차례 요동을 쳤다. 구글은 "추가 자본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만 했을 뿐 자세한 매각 목적은 밝히지 않았다.
구글은 이미 30억달러 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70억 달러에 이르게 될 거액의 현금을 어디에 쓰려는 것인지 투자자들의 궁금증만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구글이 그간 경영 상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비밀스러운 과정을 거쳐 깜짝 발표를 해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시장을 놀라게 할 기업 인수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가장 유력한 것은 중국과 관련돼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BBC방송은 프루덴셜의 투자분석가 마크 로웬 등의 말을 인용해 구글이 이른 시일 내 중국시장에서 야후를 이기기 위한 대형 인수-합병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후는 지난 10일 중국의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닷컴 지분 35%를 인수, 구글을 잔뜩 긴장시킨 바 있다.
1998년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된 구글은 지난해 8월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을 때만 해도 주가 85달러에 불과했지만 10개월만인 지난 6월 시가총액 800억 달러를 돌파, 세계최대 미디어그룹인 타임워너(781억 달러)를 제치고 총액 기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미디어업체로 부상했다. 그러나 구글은 다른 기업들과 달리 투자분석가들에게 매출 예상치와 같은 분석 자료를 내주지 않아 `안개 속의 기업'으로 인식돼왔다. 기업 인수-합병을 할 때에도 최대한 많은 옵션을 확보, 최종결정을 내릴 때까지 모호한 분위기를 풍기는 전략을 써왔다.
일부 분석가들은 CNN방송과 워너브라더스 등 실질적인 컨텐츠를 가진 타임워너와 달리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은 `생산물의 실체가 없다'는 점에서 거품에 불과하다는 시선을 보냈다. 실제 지난해 매출액도 32억 달러로 타임워너 매출액 420억 달러의 10분의 1에도 못미쳤다. 구글의 초고속 성장이 `신화'인지 `거품'인지는 아직 판명나지 않았지만 구글의 일거수일투족은 이미 뉴욕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다음 행보에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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