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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궁전 Le Palais Des Re`ves
이스마일 카다레. 장석훈 옮김. 문학동네
“오래 전부터 나는 지옥을 형상화하고 싶었다. 지옥은 법이 탄생한 곳이자 인류의 첫 형법이다.”
지옥은 어떤 곳일까. 카다레는 생각보다 굉장히 단순해 나처럼 기대에 부풀어있던 독자를 오히려 황당하게 만든 이 소설에서 ‘사람의 꿈마저도 통제하는 곳이 바로 지옥’이라고 말한다. 알바니아 출신 작가인 카다레는 이 소설에서 투르크의 넓고 어두운 궁전을 배경으로 꿈까지 감시하는 거대한 제국을 그려냈지만 전체주의를 풍자한 것 치고는 너무 단순하고, 정확히 말하면 ‘재미가 없었다’.
카다레가 작년에 인터내셔널 맨 부커스 상을 받았다고 외신들이 크게 떠들었는데, 유럽인들이 좋아할만한 책인 듯 싶기는 하다. 알바니아, 유럽 ‘내부의 이방인들’, 이슬람과 술탄이라는 소재와 배경, 그러면서도 테마는 공산주의·전체주의 비판이라니. 작가가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억압적인 상황 속에서 고통을 받으며 엄청난 용기를 내어 ‘간신히’ 쓴 소설인 까닭에, 직접화법과 간접화법 사이를 힘겹게 오가는 기색이 역력하다. 주제 뿐 아니라 소설 작법 자체에도 체제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는 듯한 느낌.
번역자는, 알바니아어를 하나도 몰라 프랑스어판으로 중역했다면서 어떻게 감히 “하지만 알바니아어 원전의 의미와 표현을 그대로 살려냈다고 자신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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