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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의사의 애타는 호소

딸기21 2005. 7. 12.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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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미군이 점령한 이라크 서부 알카임 지역의 한 병원에서
의사들과 환자들이 손을 묶인 채 바닥에 쓰러져있다.
사진제공〓이라크 의사회(http://dahrjamailiraq.com)


이라크 주둔 미군은 지난 5월초 시리아와 인접한 이라크 북부 국경지대 알 카임과 하디사 등지에서 테러범들을 잡는다며 대대적인 전투를 벌여 100여명을 사살했다. 알카임의 촌락들은 이른바 미군의 봉쇄 속에 전기도 물도 없이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으며, 특히 미군이 병원들을 폭격해 부상자들이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 의사회를 이끌고 있는 살람 이스마엘(29)은 11일 한국 보건의료단체연합에 이메일을 보내 알카임 지역을 비롯한 이라크 의료실태를 알리고 애타게 도움을 호소했다.

하디사 중앙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이스마일은 하디사와 알 카임에서 미군이 촌락을 봉쇄, 30만명이 넘는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학살 뒤 1300가구 1만2000명의 주민이 집을 잃었고 물과 전기가 끊겼으며 병원은 파괴되고 학교는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또 미군이 하디사에 공급되던 구호식량과 의료품 수송까지 막았다면서 "특히 미군은 이 지역 병원 2곳을 폭격, 부상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숨져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하디사의 병원에서는 의사와 환자가 폭격에 숨진 일도 있었고, 마을을 점령한 미군들은 의사들을 구금해 환자를 돌보지 못하도록 막기도 했다. 이스마일은 "미군 폭격으로 숨진 의사들과 의료요원들이 상당수에 이른다"며 "미군은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점령군"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마일은 알카임, 하디사 지역 병원에 긴급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의료단체와 인권기구들에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약도 없고, 휠체어도 없다. 기본적인 수술도구가 모자란다. 침대 시트조차 모자라는 지경이다. 의료진과 환자들을 미군의 야만적인 공격에서 보호해야 한다. 미 점령당국은 상황이 이런데도 공격작전을 계속하고 있다."
이라크 의사회는 지난달 터키 이스탄불에서 인권기구들 주도로 열린 `이라크전 전범 재판'에 `미군 점령 하 이라크 병원 실태보고서'를 제출하고 각국에 소독기구와 수술대, 수술도구, 휠체어, 엑스레이 촬영설비 등을 지원해줄 것을 호소한 바 있다.

이라크 구호-의료실태가 알려지면서 국제 적십자사를 비롯한 구호기구들도 지원에 나섰다. 국제 적십자사는 민간인 피해에 우려를 표명하고, 미군과 무장집단 양측에 제네바 협약을 지킬 것을 촉구했으며, 카임 부근 난민촌에 물을 공급하고 이라크 적신월사와 함께 이재민 950가구에게 구호 물품을 나눠주고 있다. 피해상황을 조사한 이탈리아의 구호단체는 이라크 정부와 미군, 유엔에 "주민들에게 안전히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 보건의료단체연합도 이라크에 의료품 지원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미군은 지난달에도 `뉴 마켓 작전'`창 작전' 등 알 카임과 인근 카라빌라 지역에서 저항세력 소탕작전을 벌이고 있다. 또 지난달 말부터는 `칼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유프라테스 강을 따라 촌락들을 파괴하고 있다. 그러나 미군 공세에도 무장저항세력의 테러는 계속되고 있으며 민간인 희생만 늘고 있다. 10일(현지시간)에도 바그다드에서는 연쇄 폭탄테러로 48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 참고
http://dahrjamailiraq.com 
http://www.kfhr.org/iraq/main.htm (한국보건의료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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