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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최고경영자 스티브 발머의 굴욕

딸기21 2011. 5. 2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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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헤지펀드계 큰손이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더러 “나가라”고 했네요. ㅎㅎ
 
헤지펀드의 큰손 그린라이트캐피털의 데이비드 아인혼 사장이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더러 사퇴하라고 요구했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인혼은 어제 뉴욕에서 열린 한 투자리서치 회의에서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제조회사의 리더가 과거에 갇혀 있다”며 발머 CEO를 맹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발머가 CEO 자리에 계속 있는 것이 MS 주식의 가장 큰 짐”이라고 말했습니다.

Hedge fund star calls for Microsoft CEO to go 

발머에게 큰소리를 친 아인혼은 헤지펀드 매니저입니다. 이제 마흔세살인데, 1996년에 100만달러를 가지고 그린라이트캐피털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장단기 가치투자로 계속 승승장구해서 지금은 투자가이자 자선사업가로 유명해졌습니다.
특히 아인혼은 숏포지션의 대가라고 불립니다. 선물거래를 하면서 주로 매도 포지션, 즉 주가가 떨어질거라는 쪽에 돈을 거는 거죠. 2008 세계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계기가 된 것이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이었는데, 아인혼이 그걸 예언을 했었습니다. 아인혼은 투자은행들이 돈을 불려서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대신에, 이익을 자기들끼리 나눠갖는 데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난해왔습니다. 

MS는 여전히 소프트웨어업계의 최대 강자이긴 하지만, 조변석개하는 IT업계 흐름에 과연 잘 조응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요즘 의문 섞인 시선들이 많아졌습니다. 애플사가 이미 지난해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빼앗아갔고요. 23일에는 IBM도 시가총액에서 MS를 추월했습니다.
우리도 요새는 MS 얘기보다는 애플 얘기를 훨씬 많이 듣잖아요. 발머 얘기보다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의 동향이 늘 뉴스를 장식하고요. 이제는 컴퓨터도 모바일 시대인데, 그 시장에 맞는 변신에 실패하고 있다는 평입니다.
온라인 시장에서 MS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검색업체로 출발한 구글이 무섭게 치고올라와 IT업계의 강자가 된 반면에 MS가 거기 맞서 내놓은 온라인 사업들은 줄줄이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포털사이트 MSN도 그저그렇고... 검색엔진 Bing 이라는 걸 내놨지만 히트를 치지 못했죠. 검색엔진 시장점유율을 보면 올들어서 빙이 야후를 앞서기는 했는데,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월 현재 4.37%입니다. 구글이 89.94%니까 압도적이죠. 미국 시장에서 빙 점유율이 출시 2년만에 8%에서 14%로 올라갔으니 이만하면 성과다, 라고 MS는 말하지만 미국시장에서조차 구글 점유율이 65%입니다.


요즘 굴욕당하고 있는 발머 CEO 
 

MS가 얼마전 인터넷전화서비스 업체 스카이프를 85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죠. MS 입장에서는 나름 새로운 시도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주가는 그 발표하고 2주 새 6%가 빠졌습니다.
MS 온라인 서비스 부문은 올 1분기에 7억2600만 달러(약 79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아인혼은 회사의 체질을 온라인 중심으로 바꾸지 못한 발머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 겁니다. 아인혼이 운용하는 그린라이트캐피털 해지펀드는 MS의 주식 900만주를 갖고 있습니다. 지분으로 보면 0.11%. 아인혼이 발머 나가라고 한 뒤 몇시간만에 뉴욕증시 마감후 거래에서 MS 주가가 0.87% 올라갔습니다. 

MS 주가는 지금 24달러 선인데요. 로이터에 따르면 10년 전에 10만달러어치 MS 주식을 산 사람에게 지금은 6만9000달러가 남아있는 꼴이라고 하네요. 올들어서만 13% 하락했습니다.
특히 지난 23일 IBM이 MS를 추월한 게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IBM 시가총액은 이날 뉴욕증시 마감 직전 2036억달러를 기록해 2035억달러인 MS 시가총액을 넘어섰습니다. MS가 1996년 4월 IBM을 제치고 IT기업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차지했는데, 15년만에 설욕을 한 거죠. MS 시가총액은 1999년에는 IBM의 세 배였습니다.
그 때만 해도 빌 게이츠가 “소프트웨어 가치가 하드웨어 가치를 추월한다”며 위세를 떨었는데 지난해 애플에 밀리더니 이제 다시 IBM에 밀린 꼴이 됐습니다. IBM은 서버, 솔루션, 컨설팅을 포괄하는 IT서비스 업체로 변신해서 10년새 주가를 57% 올렸는데, 같은 기간 MS 주가는 58%가 떨어졌습니다.

IBM이 완전한 체질개선에 성공한 데에는 CEO의 역량이 큰 몫을 차지했습니다. 예를 들면 1990년대 루이스 거스너 회장은 수만명을 해고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죠. 2003년 취임한 샘 팔미사노 CEO는 PC의 선구자라는 자존심을 아예 버리고서 PC 부문을 PC부문을 중국 레노버에 팔아버리는 모험을 단행했습니다. 그러면서 IBM 주가는 4배 이상 올랐습니다.
그렇게 보면 참 기업의 리더십이 중요한데요. 발머는 MS 내에서도 인심을 잃고 있답니다. 한 조사에서 발머는 직원 40%의 지지를 얻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글과 애플 직원들은 같은 조사에서 95% 이상이 자기네들 CEO를 지지한다고 했답니다.

작년에 MS 이사회가 발머의 보너스 지급을 보류하면서 한 차례 경고를 했는데, 발머는 갈수록 궁지에 몰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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