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네 책방

크리스토퍼 히친스, '키신저 재판'

딸기21 2002. 11. 1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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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신저 재판 The Trial of Henry Kissinger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은이) | 안철흥 (옮긴이) | 아침이슬 | 2001-12-08



역시나 책꽂이에 얹어두고 있다가 다시 꺼내 읽었는데 뜻밖에 술술 넘어갔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진보적 지식인 중 하나라는 히친스는 여러 사료와 증언들을 종합해서 키신저라는 인간이 저지른 비열하고 잔혹한 행태들을 까발리고, 그의 무책임하고 저급한 변명과 거짓말을 맞받아친다.

굳이 비교하자면 하워드 진 보다는 표현이 좀 격렬하고, 노엄 촘스키보다는 덜 신랄하다. 문체만 놓고 보면 그렇다는 이야기이고, 내용에서는 충실도나 역사의식으로 보나 두 사람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 촘스키의 <불량국가>와 묶어서 읽었더라면 좋았을 걸 그랬다. <불량국가>는 <키신저>의 다른 이름일 뿐이니까.

지난해부터 칠레 피노체트 정권에 대한 <진실과 정의 위원회>의 조사가 본격 진행되고 스페인 등지에서 피노체트 재판이 이뤄지고 있다. <진실과 정의 위원회>는 이미 키신저를 조사할 것을 결정했지만 키신저가 법정 출두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어떻게 될까. 과연 <키신저 재판>이 이뤄질 수 있을까.

설마, 키신저가 어떤 인물인데 칠레에 가서 재판을 받겠어-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내기 전에 <역사>를 조금만 생각해본다면, 인류는 정의를 위해 싸우는 자가 결국은 승리했던 기록들도 꽤 많이 갖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될 거다. 언제가 되든 정의는 승리한다는 믿음. 구태의연한 결론인 듯 하지만 그래도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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