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위가 격화되면서 세계 경제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집트 야권과 노동계가 무바라크에게 퇴진 압력을 가하기 위해 총파업을 선언했죠. 특히 이집트 뿐만 아니고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수에즈운하라는 중요한 해상수송 루트가 걸려있기 때문인데요. 수에즈 운하에 수송 차질이 빚어지면 국제 유가가 폭등할 것이고... 이집트 노동계는 수에즈 지역부터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어제 선언했는데, 이 쪽이 가장 효과적인 압박수단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수에즈 운하는 현재까지 특별한 문제없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항구의 경우 오후 3시부터 오전 8시까지 통행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화물 선적이 조금씩 늦춰지고 있다고 합니다.
수에즈운하 막히나… 국제유가 급등 경향신문 > 국제 | 2011.01.31 21:51
수에즈운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죠. 이집트가 1950년대 이 운하를 국유화한 다음에 프랑스, 영국, 이스라엘 연합군이 이집트를 침공해 미국이 중재에 나섰을 정도랍니다. 현재 운하는 이집트 군이 보안통제를 하고 있는데, 군도 운하 수송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경계를 서고 있습니다.
만일에 폐쇄되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폐쇄되면... 수에즈 운하가동이 중단될 경우 아시아를 출발한 화물선박이 아프리카 남단을 우회해야 하죠. 바스코 다 가마가 돌았다는 남아공 희망봉을 돌아서 가려면... 선박 수송거리가 9000km 정도 늘어나게 됩니다.
운항 시간이 1~2주 늘어나게 되고 연료비, 선박관리비 등 부담이 모두 커지는 겁니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상선들 중 절반이 유럽으로 수출되는 아시아발 컨테이너이고, 15~20%가 중동에서 유럽으로 가는 유조선이랍니다.
특히 아시아 수출국들 경제에 악영향이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도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문제인데요. 현재 한국 국적선박 규모가 850척 정도 되는데 이 중 4분의 1인 210여척이 수에즈 운하를 왕래하는 걸로 집계된답니다.
유가는 벌써 올라가고 있죠. 어제 두바이유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13달러(1.21%) 오른 94.57달러를 기록했습니다.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라는군요. 뉴욕상업거래소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와 영국 런던시장 브렌트유 모두 올랐습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중동 아랍 산유국들로 민주화 시위가 이어지는 것입니다. 튀니지 사태 때 세계의 관심은 이집트에 쏠렸고, 이제 그 파장이 이집트로 이어지자 사우디아라비아로 눈길이 가고 있습니다. 이집트와 사우디는 중동의 양대 친미 독재국가죠. 며칠전 극도의 억압체제인 사우디에서도 소규모이긴 하지만 반 왕정 시위가 벌어져서 긴장이 고조됐는데...
이웃한 아랍에미리트연합과 쿠웨이트 모두 왕정 아니면 봉건적인 정치체제입니다. 민주화는 좋은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간신히 회복될까 말까 하는 경제가 다시 타격 입을까봐 걱정이네요. 당장 이집트 경제가 안 좋아져서 서민들이 큰 고통 받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이집트 시위사태, 뛰는 유가에 ‘불똥’… 주요국 증시도 급락 경향신문 > 국제 | 2011.01.30 21:34
시위가 일주일이 넘으면서 수도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 수에즈 등 주요도시의 경제가 올 스톱됐습니다. 식량난, 식수난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습니다. 알자지라는 카이로 청과물시장에서 감자와 양파 가격이 1주일 사이에 50% 이상 치솟았다고 보도했고, CNN은 빵, 콩, 쌀 등 주식을 구하지 못해 서민들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튀니지 혁명 촉발된 이유 중의 하나가 식료품값이 뛰어올라 서민 생활이 고달파진 것이었고 이집트도 워낙에 인플레가 심했는데, 지금 상황 많이 안 좋은 듯합니다.
지금 이집트 정국은 격랑을 타고 있습니다. 무바라크 퇴진 촉구 100만명 행진이 1일 평화롭게 치러졌습니다. 군이 정치적 중립을 선언하면서 시위대 유혈진압 하지 않겠다고 이미 밝힌 상황이고요.
이제는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도 포스트 무바라크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고... 무바라크는 시위대, 군부, 미국 3자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고 있으니 권력을 내놓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을 것 같은데 그 절차가 문제겠죠.
무바라크가 대행으로 내세운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은 대통령 지시에 따라서 야당과 개헌 등 모든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무바라크 정권은 무슬림 형제단은 물론이고 야당 지도자들에게 정치활동 금지령을 내려 발을 묶어두거나 선거 참여 자격을 박탈했는데 이걸 풀어줄지가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미국은 무바라크가 9월 대선에 다시 나올지 말 것인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습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31일 “누가 이집트 대선에 나올지를 미국 정부가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집트 대선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치러져야 한다”는 원칙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유럽연합도 27개국 외교장관 명의의 성명을 발표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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