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2010 중동·아프리카

딸기21 2010. 12. 22. 22:19
이라크전이 공식 종료됐습니다. 이란 핵문제는 별 돌출 없이 한 해 동안 지리한 공방이 반복됐습니다. 이스라엘의 여러 가지 만행과 말썽이 또다시 문제가 됐습니다. 아프리카는 의미심장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이 복잡다단한 지역에 대한 초간략 정리랍니다.


먼저 중동 정세. 이라크 미군 철수, 전쟁 종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8월 31일 대국민 연설에서 ‘이라크 자유작전(Operation Iraqi Freedom)’이 끝났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로써 미국의 이라크 전쟁은 공식 종료됐습니다.
미군은 이미 올초부터 단계별 철수를 시작해 8월 말에는 전투부대들이 거의 모두 이라크를 떠났습니다. 시리아 접경지대 등 ‘요주의 지역’을 남기고 바그다드 시내의 캠프들은 폐쇄됐습니다. 한때 16만명에 이르던 미군들은 9월1일부터 5만명 선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남는 병력 대부분은 재건 작업을 지원하고 치안을 돕는 역할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지원부대의 작전명은 ‘이라크의 새 여명’이랍니다.



짐 싸는 미군.| REUTERS


이라크전이 끝나는 데에 7년 5개월

정확히 7년 5개월 10일이 걸렸습니다. 이라크인 10만명 가량이 직간접적인 전쟁 피해로 숨졌고, 미군도 4430명 이상이 사망했습니다.
오바마는 종전을 선언하면서도 ‘승리’라든가 ‘패배’라든가, 승패를 규정하는 표현은 전혀 넣지 않았습니다. 국제사회의 이라크전 평가는 냉혹합니다. 부시 행정부가 전쟁 명분으로 내세웠던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의혹은 진작에 사실이 아닌 걸로 드러났고, 이 전쟁은 결과적으로 미국의 신뢰성에 큰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오히려 전쟁 때문에 이라크에서 테러와 반군활동이 기승을 부리면서 알카에다를 키워주는 역효과만 낳았습니다.

[이라크전 종료](上) 미군 전투병력 철수 경향신문 > 국제 | 2010.08.22 21:45
[이라크전 종료](中) 전쟁이 이라크에 남긴 것 경향신문 > 국제 | 2010.08.23 23:48
[이라크전 종료](下) 미국의 달라지는 테러와의 전쟁 경향신문 > 국제 | 2010.08.25 22:00


현재 이라크 상황은 '안갯속'

이라크에서는 미 군정기와 과도정부기를 거쳐 2006년 새 정부가 공식 출범했습니다. 하지만 복잡한 종족·종파구도 속에서 미군이라는 강제력이 사라진 뒤에도 미군정이 만든 복잡한 권력분점 시스템이 이라크에서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지난 2월 총선 이후 1년 내내 혼란 계속됐습니다. 유전개발을 통해 인프라를 복구할 돈을 마련해야 하는데, 유혈사태가 완전히 가라앉지를 않아서 생각보다 빨리 진전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라크전 주역들은 지금 뭐하고들 있을까요.

이라크전 개전 명령을 내린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19일 전투병력의 철수 완료되자 “국토방위와 전세계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미군에 감사의 뜻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습니다. 
부시는 퇴임 후에는 이라크전에 대해 언급을 피하며 저자세를 유지하고 있죠. 지난 1월 아이티 대지진 당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아이티를 방문해 구호기금 모금활동을 나선 것 외에는 고향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면서 지역행사 때만 간간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라크전 정보를 쥐락펴락했던 딕 체니 전 부통령은 지난 7월 인공심장 이식수술을 받았습니다. 틈만 나면 부시 행정부 대테러전을 옹호하면서 노골적인 언사로 오바마 정부를 비난하고 있고요.
내년에 자서전이 나온다고 하는데, 이라크전을 어떻게 합리화할지 궁금하네요. 이라크전 ‘설계자’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은 2006년 물러난 뒤 교육재단 설립 준비하고 있고, 폴 울프위츠 국방부 부장관은 세계은행 총재를 맡았다가 여자친구 관련된 스캔들로 물러났습니다.


이스라엘 첩보기관이 팔레스타인 정치지도자를 두바이에서 암살한 일도 있었죠.

월 19일 이스라엘 첩보기관 모사드는 하마스 간부 마흐무드 알 마부흐를 두바이 공항 부근 한 호텔에서 살해했습니다. 유럽 위조여권 이용, 조직원과 하수인들 20여명을 동원해 암살 저지른 것이죠. 

이스라엘 ‘표적살인’ 다시 도마에 경향신문 > 국제 | 2010.02.16 18:15
[오들오들 매거진] 두바이 암살 저지른 '모사드'란



아일랜드 주재 이스라엘 대사 시온 에브로니가 아일랜드 외무부에서 여권 위조 항의를 받고 나와
기자들의 질문공세를 당하고 있네요. 하지만 이스라엘이 이런 정도로 암살공작을 그만둘 리 없죠. /AP



이스라엘의 악명높은 ‘표적살해.’ 
이스라엘 못된 버릇이 또 나온 데다 이번엔 여러 나라 위조여권들 이용했기 때문에 외교마찰로 비화됐습니다. 두바이 측은 모든 수사력을 동원해 ‘암살단’ 27명의 국적을 밝혀냈으며, 모든 이스라엘인들의 입국을 금지시켰습니다. 유럽국들도 이례적으로 여권문제를 들어 이스라엘을 비난했지요.

이스라엘의 가자 구호선 공격 사건도 있었죠.

이스라엘이 5월 31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싣고 가던 ‘자유가자운동(FGM)’의 구호선박들을 공격, 15명 이상이 사망하고 60여명이 다쳤습니다. ‘자유 선단(Free Flotilla)’이라 명명된 구호선단은 다국적 구호활동가 700여명과 구호품 1만톤이 실린 터키선적 선박 6척으로 이뤄져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구호선에 탄 구호요원들이 테러단체와 연결돼 있다고 주장했지만, 공격 당시 동영상 등이 공개되면서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이스라엘 특공대원들이 의도적으로 구호요원들, 특히 현장을 촬영하던 사람들을 집중 사격해 사살한 것이 드러난 거죠.

[오들오들] 이스라엘, 또 이 지랄 http://ttalgi21.khan.kr/2854
[오들오들] 이스라엘이 왕따에서 벗어나려면 http://ttalgi21.khan.kr/2860

2008년말 가자침공과 두바이 암살사건으로 외톨이가 된 이스라엘은 이 일로 국제적 고립이 더 심해졌습니다. 특히 이슬람권에서 몇 안되는 이스라엘과의 수교국이고 또한 나토 내 유일한 이슬람국가로 미국과 긴밀한 관계인 터키가 분노했습니다. 사망자들 대부분이 터키인들이었고 선박도 터키 선적이었기 때문에 관계가 완전히 틀어졌습니다.
터키는 이 사건을 아예 이스라엘의 ‘국가 테러’로 규정했습니다. 이스라엘 내부, 그리고 세계 유대인 단체들로부터도 우려와 비판이 나왔습니다. 이스라엘은 더 이상 정상국가가 아니라 광신적인 공포와 분노에 쌓인 폐쇄적 집단이 됐다는 지적도 많았습니다. 미국 유대 정교회 신자들이 뉴욕에서 반 이스라엘 시위까지 벌였답니다.


이란 핵 문제에서는 핵과학자 납치사건이 돌발 변수로 떠올랐죠.

지난해 6월,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로 순례길에 나섰던 이란의 젊은 핵과학자 1명이 사라졌습니다. 실종된 사람은 테헤란 말레크 아슈타르 기술대학의 교수인 샤람 아미리(32). 공식적으론 의학용 방사능 동위원소를 전공한 학자이지만, 실상 이란 정부의 핵개발계획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13개월 동안 그의 실종을 둘러싼 미스테리는 각국 언론의 단골 소재였습니다. 실종 당시 미국 ABC 방송과 이스라엘 하레츠 신문은 각각 “아미리가 해외 망명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아미리가 미국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미 국무부는 아미리가 망명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아미리가 곧 유튜브에 자기는 감금돼 있다는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지난 7월, 미국 주재 파키스탄 대사관으로 도망친 뒤 이란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란은 미국이 아미리를 납치했다 했고, 미국은 석연찮은 해명을 했습니다. 미국이 이란 핵과학자들에게 일종의 망명 공작을 해서 정보를 얻어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란의 ‘투석처형’도 이슈가 됐죠.

이란 법원은 지난 10월 사키네 아시티아니라는 43세 여성에게 투석 처형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여성은 간통 혐의로 체포돼 2006년부터 옥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이슬람법 샤리아로 체제를 유지하는 신정국가죠. 특히 여성들에게 불리한 법제도로 악명 높은데다, 투석처형이라는 잔인한 방식 때문에 국제적인 지탄을 받았습니다.
각국에서 투석처형 반대 캠페인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이란 당국은 처형 집행은 미뤘지만 일시 보류 중인 것뿐이라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공 구조물, UAE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 공식 개장.

두바이에 세계 초고층 건물이 1월 4일 공식 개장됐습니다. 높이 828m. 원래는 부르즈 두바이라는 이름으로 건설됐는데, 완공 막판이던 지난해 말 두바이 금융위기가 터졌죠. 




두바이가 속한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아부다비가 두바이에 구제금융을 제공, 간신히 완공됐기 때문에 아부다비 지도자인 칼리파 현대통령 이름을 따 ‘부르즈 칼리파’로 명명됐습니다.
며칠 전 기사를 보니 중국 상하이에 부르즈 칼리파를 넘어서는 초고층 건축물이 2016년 무렵 지어질 거라고 하네요. 세계 경제가 요동을 치지만, 높은 건물을 지으려는 경쟁은 언제까지나 계속될 모양입니다. 



올해 월드컵을 통해 세계의 시선이 쏠렸던 아프리카


올해는 아프리카에는 정말 중요한 한 해. 6월 남아공 월드컵은 ‘검은 대륙’이라 불리던 아프리카에 희망의 상징이 되어주었죠. 6.11~7.12 한 달 동안 세계의 시선이 아프리카에 쏠렸습니다.
하지만 소말리아 알카에다 조직 알샤바브 등은 월드컵이 서양 것이라며 시청자들을 테러 공격해 74명을 희생시키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아프리카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 17개국이 독립 50주년을 맞은 뜻 깊은 한 해

나이지리아, 코트디부아르 등등 여러 나라가 올해 독립 50주년을 맞았습니다. 월드컵과 맞물려 그만큼 희망과 낙관의 분위기가 퍼졌지만, 아프리카의 우울한 현실이 희망을 질식시킨 것도 사실입니다.

아프리카 최대 경제국가이자 고속성장을 하고 있는 나이지리아에서는 올해도 유혈사태가 반복됐습니다.
1월 17~20일 나이지리아 중부 플래토주의 주도인 조스에서 종교(이슬람·기독교)간 교전으로 300여명이 사망했습니다. 3월 8일에는 조스에서 다시 하우사-풀라니족 유목민들이 기독교도 농민들을 공격, 200여명을 살해했습니다.
나이지리아는 이슬람권인 북부와 기독교도가 지배적인 남부 유전지대로 나뉘어 있습니다. 최근 인구증가로 식량과 목축지가 부족한 북부의 무슬림 유목민들은 수단 다르푸르에서처럼 농민 지역으로 밀려 내려와 약탈을 벌이곤 합니다. 이 사태도 종교·부족간 갈등이 표면적인 이유이긴 했지만 결국 식량·농지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나이지리아 대통령 갑자기 사망

나이지리아 혼란이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서방에서는 민주화 과정이 그럭저럭 잘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그런데 민선 대통령이던 우마르 무사 야라두아가 지난해 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심장수술을 받은 뒤 종적이 보이지 않아 국제적인 미스터리였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5월 결국 사망하고 조너선 굿럭 부통령이 권력을 이어받았는데요.
굿럭 현 대통령은 전형적인 나이지리아 북부 출신 엘리트가 아니라 남부 출신이어서, 복잡한 나이지리아 권력 구조 속에 어떻게 정국을 이끌어갈지가 걱정거리였습니다. 최소한 아직까지는 큰 분란은 없는 듯하네요.

나이지리아는 인구 1억5000만명으로, 아프리카 최대 인구 대국이자 아프리카 경제의 견인차입니다. 나이지리아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경제성장을 하느냐에 아프리카 전체가 휘둘릴 수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앞으로 굿럭 대통령 행보에 관심이 많이 쏠릴 것 같습니다.

남아공 인종갈등도 계속됐는데.

4월 3일 ‘아프리카너(네덜란드계 토착 백인) 저항운동’(AWB)의 지도자인 우익 인종주의자 유진 테러블란슈(69)가 흑인 노동자들에 살해됐습니다. 조사결과 테러블란슈는 자기 농장에서 일하는 흑인 노동자들을 학대하고 구타하며 괴롭혀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월드컵 앞두고 흑백갈등이 물 위로 떠오를까봐 제이콥 주마 대통령 비롯해 정치권이 파장 누르려고 애를 많이 썼습니다. 하지만 해마다 반복되다시피 하는 흑백 갈등 사건들은 남아공이 아직도 차별국가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콩고에서는 유조차 폭발사고로 수백 명이 숨졌죠.

7월 2일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의 상게 마을에서 유조차량이 폭발하면서 하룻밤 새 주민 230여명이 한꺼번에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희생자 대부분이 전복된 유조차에서 새어나오는 기름을 얻으려다 변을 당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드물지 않게 벌어지는 일입니다. 에너지가 워낙 부족하다보니 이런 일이 빈발하고 있습니다.



여러 나라 정정불안도 계속

2월 18일 서아프리카의 빈국 니제르에서 쿠데타가 일어났습니다. 4월 1일에는 기니비사우에서 군부가 총리와 군 참모총장을 감금, 쿠데타 기도를 했고요.
11월 28일 코트디부아르 대선에서는 야당 후보가 이겼습니다. 그런데 로랑 바그보 대통령이 자기 멋대로 재취임식을 가지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죠. 그래서 지금 2명이 서로 대통령이라 주장하면서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나오미 캠벨이 라이베리아 내전 재판에

8월 5일 슈퍼모델 나오미 캠벨이 네덜란드 헤이그에 설치된 시에라리온 내전 특별재판소 법정에 나왔습니다. 시에라리온과 라이베리아 서아프리카 두 나라를 1990년대 초토화시킨 내전 주범인 찰스 테일러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 범죄 관련된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었습니다.
테일러는 1991년부터 2002년까지 두 나라 접경지대 다이아몬드 광산 이권 차지하기 위해 민간인들 학살하고 입에 담기 힘든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유명하지요. 그래서 특별재판소가 설치돼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등지의 내전지대에서 불법적으로 생산되는 다이아몬드를 블러디(피묻은) 다이아몬드라 하죠. 반인도범죄자 테일러가 어떤 만남에서 나오미 캠벨을 만났고, 캠벨에게 피묻은 다이아몬드 몇 조각을 줬다는 의혹이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그래서 재판소에서 계속 캠벨에게 출두 요청을 했고요. 캠벨이 계속 거절하다가 마침내 법정에 나왔는데, 다이아몬드를 받은 것이 사실이라 밝혔다고 합니다.
캠벨은 “그 때는 왜 주는 건지, 어떤 다이아몬드인지도 몰랐다”고만 했는데 아무튼 이 일로 해서 블러디 다이아몬드 문제가 다시 불거졌습니다. 캠벨은 그 다이아몬드를 남아공 구호단체에 줬다고 하는데, 이 과정과 그 후의 처리는 아직 투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내전이나 아동노동, 원주민 학대 등으로 생산되는 피묻은 다이아몬드 채굴·거래를 막기 위한 국제적인 합의인 ‘킴벌리 프로세스’라는 게 있는데요, 짐바브웨를 비롯해 아프리카 몇몇 나라들이 이 합의를 어기면서 무력화되는 분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