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는 기업들의 상품을 많이 팔기 위한 것이죠. 하지만 그 자체로 ‘문화현상’이기도 합니다. 때론 어떤 대중문화 장르보다도 파격적인 것들이 광고에서 나옵니다. 영국 BBC방송은 3일 인터넷판에서 사람들의 사고를 바꿔 놓은 광고 6가지를 뽑아 소개했습니다.
▶ Six ads that changed the way you think
가장 먼저 꼽힌 것은 우리도 익숙한 카피네요.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회사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드비어스의 글로벌 광고죠.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A Diamond is For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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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는 대단히 비싼 귀금속이긴 하지만 생필품은 아니죠. 다이아몬드를 뭔가에 쓰려고 필요로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드비어스가 한 일은 지난 100년 동안 꾸준히 다이아몬드의 시장을 키운 것이었습니다(그 과정에서 나쁜 짓;;도 많이 했지만, '피묻은 다이아몬드'를 거래하지 말라는 요구를 받아들여 그만큼 큰 노력을 한 것도 드비어스랍니다).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라는 문구가 드비어스 광고에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1947년. 지금은 다이아몬드가 약혼반지, 결혼반지의 대명사처럼 되어 있지만 사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그런 인식이 일반에 퍼져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드비어스는 다이아몬드라는 단단한 돌과 ‘영원함’을 연결시킴으로써 사랑의 상징으로 만드는 데에 성공했던 것이죠.
드비어스는 이 광고와 연결된 ‘영원의 반지(Eternity Ring)’이라는 걸 상품화해서 다이아몬드를 사랑의 동의어로 만들었습니다.
미국 광고대행사 N. W. Ayer & Son 의 젊은 카피라이터였던 프랜시스 제러티(Frances Gerety)라는 사람이 이 카피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N. W. Ayer & Son 은 1869년 미국 필라델피아에 세워진, 미국 최초의 광고대행사였다고 하니까 아무튼 드비어스의 다이아몬드 광고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당시로서는 최고의 마케팅 역량이 결집된 것이었다고 봐야겠죠.
너무나 성공적인 카피였던 것 같습니다. 드비어스는 지금도 저 문구를 쓰고 있을 뿐 아니라, 아예 자기네 회사의 다이아몬드 품질 인증을 ‘포에버마크(Forevermark)’라 이름 지었을 정도니까요. 이 문구는 세계 곳곳에서 지금도 패러디되고 있답니다.
포스트모던 광고의 효시(?) 폭스바겐 '비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950년대, 60년대에 미국을 중심으로 자가용 승용차 소유가 크게 늘었지요. 미국 자동차 소비자들은 지금도 그런 편이지만, 덩치가 큰 자동차들을 선호했기 때문에 자동차 회사들이 항공업계 광고를 본떠서 차 광고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여기에 반기를 든 것이 폭스바겐의 “작게 생각하라(Think Small)”는 광고입니다. 일각에서는 ‘최초의 포스트모더니즘 광고’라고도 한다는 데에, 광고 자체가 위트로 넘칩니다. 신문 전면광고의 거의 대부분을 회색의 빈 땅으로 채우고, 그 한 귀퉁이에 아주 작은 자동차 하나를 놓아두었습니다. 사진 밑에는 “작게 생각하라”는 문구가 들어 있습니다.
1959년부터 시작해서 인쇄매체 광고와 필름광고로 여러 차례에 걸쳐 시리즈로 제작이 됐는데, 지금 봐도 재미있습니다. 시대를 앞서 간 광고였다고 봐야죠.
지금은 지탄의 대상이 된 미국 담배회사 말보로의 말보로맨 광고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담배회사 말보로는 1955년 카우보이를 내세워 남성적 이미지를 강조한 ‘말보로맨’ 광고를 처음 선보였는데, 브랜드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케이스랍니다. 그 뒤로 말보로 판매가 2년만에 3배 늘었다는군요.
말보로 광고입니다. 왼쪽부터 1955년, 56년, 58년.
다음은, 저도 익숙한 광고인데요. 미국 스포츠용품 제조회사 나이키가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을 모델로 삼아 내놓은 ‘저스트 두 잇(Just Do it)’ 광고였습니다. 이 카피는 지금도 나이키 광고에서 계속 볼 수 있지요. 광고 전문가들의 평에 따르면, 특정 상품이나 스타일을 강조한 것이 아니라, 요즘 유행하는 말로 ‘컨셉트’ 즉 ‘개념’을 소비자들에게 부각시킨 광고라는군요.
이게 그 광고...일 리는 없지요 ㅎㅎ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비교한 adidas Vs Nike – A Battle of Brand Association 에서 퍼왔습니다.
그 밖에 러시아 사람들이 먹던 독한 술 보드카의 이미지를 바꿔서 프리미엄 보드카라는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만든 앱솔루트 보드카, 또 핵폭탄 버섯구름을 등장시켜 유권자들에게 충격을 준 미국 린든 존슨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 광고가 꼽혔습니다.
미국의 광고전문 잡지 ‘Advertizing Age’는 ‘20세기 최고의 광고 문안’들을 뽑은 바 있는데요. 미국 광고들입니다만, 그래도 재미있습니다. 한번 구경해볼까요.
TOP 100 ADVERTISING CAMPAIGNS (기업, 슬로건, 광고대행사, 제작년도)
1. Volkswagen, "Think Small", Doyle Dane Bernbach, 1959
2. Coca-Cola, "The pause that refreshes", D'Arcy Co., 1929
3. Marlboro, The Marlboro Man, Leo Burnett Co., 1955
4. Nike, "Just do it", Wieden & Kennedy, 1988
5. McDonald’s, "You deserve a break today", Needham, Harper & Steers, 1971
6. DeBeers, "A diamond is forever", N.W. Ayer & Son, 1948
7. Absolut Vodka, The Absolut Bottle, TBWA, 1981
8. Miller Lite beer, "Tastes great, less filling", McCann-Erickson Worldwide, 1974
9. Clairol, Does she...or doesn‘t she?", Foote, Cone & Belding, 1957
10. Avis, "We try harder", Doyle Dane Bernbach, 1963
원문은 http://adage.com/century/campaigns.html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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