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딸기네 다락방

장자일기/ 맹손재

딸기21 2010. 12. 21. 20:19
728x90
33. 안회가 공자에게 물었습니다. "맹손재(孟孫才)는 그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곡은 하지만 눈물을 흘리지 않았습니다. 마음속으로 근심하지도 않았습니다. 상을 치르면서 슬퍼하지도 않았습니다. 이 세 가지가 없었는데도 상을 잘 치렀다는 소문이 노나라에 다 퍼졌습니다. 실제로 그렇지도 않은데 이렇게 이름이 날 수 있습니까? 정말 이상합니다."

34. 공자가 말했습니다. "맹손씨는 할 일을 다했다. 보통 사람들이 아는 것보다 더 앞선 사람이다. 사람들은 장례를 간소하게 하고 싶어도 못 했는데 최대한 간소화한 셈이다. 맹손씨는 사는 까닭이 무엇인지, 죽는 까닭이 무엇인지, 또 앞서가야 할 까닭이 무엇인지, 뒤따라야 할 까닭이 무엇인지 모두 잊어버린 사람이다. 그 사람은 변화 과정에서 한 사물처럼 되어, 알지 못하는 다른 변화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또 그가 변화하려 한다면 그가 아직 변화하지 않았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으며, 변화하지 않는다면 그가 이미 변화했는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나와 너는 지금 꿈을 꾸고 있고, 이 꿈에서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닐까?"

35. 더욱이 맹손씨의 몸에는 변화가 있지만 마음은 상처를 입지 않는다. 집은 바꾸지만, 죽지 않는다. 맹손씨는 혼자 깨친 사람. 사람들이 곡을 하니까 자기도 곡을 하는 건 그에게 예사스러운 일이다. 또 사람들이 서로 '나는 나일 뿐'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말하는 '나'가 정말 '나'인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너는 꿈에 새가 되어 하늘에 오르기도 하고 물고기가 되어 연못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지. 지금 이렇게 말하는 자체가 깨어난 상태인지 꿈꾸는 상태인지 알 수가 없다.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웃는 것이 낫고, 웃음을 즐기는 것보다는 사물과 어울리는 것이 더 나으니, 사물과 편안히 어울려 변화를 잊은 채 텅빈 하늘로 들어가도록 하라."

통 뭔소린지. 공자가 장자가 된 것 같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웃는 것이 낫고, 웃음을 즐기는 것보다는 사물과 어울리는 것이 더 나으니'라는 구절은 마음에 든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