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드,폰,알

딸기21 2005. 6. 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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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팽'인가 `드빌팽'인가.


1일(현지시간) 취임한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신임총리의 이름을 어떻게 표기할지를 놓고 각국 언론들이 고민을 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프랑스 신임총리의 이름을 어떻게 부를까 하는 것이 외신들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임 총리의 이름은 도미니크 마리 프랑수아 르네 갈루조 드 빌팽. 이름 한번 길다 ^^;;

(여담이지만 이 아저씨, 영화배우 뺨치는 외모... 늙으려면 이렇게 늙어야 한다)

그의 성 앞에는 프랑스 옛 귀족 이름처럼 `드(de)'라는 관사가 붙어 있다. 과거 샤를 드골(Charl de Gaulle) 대통령은 의문의 여지없이 `드골'이라 불렸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귀족티 나는 관사는 만민평등 시대에 맞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프랑스 언론들도 `드 빌팽'파와 `빌팽' 파로 갈렸다. 르몽드는 그간 `드 빌팽'을 고수해왔지만 최근에는 `드'를 고집하지 않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공산당 기관지인 뤼마니떼는 `빌팽'으로 쓰는 경향이 있다. 프랑스 정부 공식 표기조차 통일돼있지 않다.

BBC가 내놓은 답은 발음하기 편하도록 `빌팽'으로 부르자는 것. 방송은 "성이 한 음절로 되어있는 `골 대통령'은 `드골 대통령'이라 부르지만 사회학자 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경우는 그냥 `토크빌'로 부른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사실 빌팽이 아니더라도, 이름 표기를 어떻게 해야 하나 난감할 때가 참 많다. 당장 관사 문제만 하더라도, 프랑스에서 ‘드’를 쓰듯이 네덜란드에서는 ‘반’을 쓴다(예전엔 고흐라고 많이 했는데 요새는 반고흐가 유행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독일쪽에선 ‘폰’을 쓰고 아랍권에서는 ‘알’ 혹은 ‘이븐(=빈)’(ibn을 양놈들이 자꾸만 bin 이라고 쓰다가 결국 혼용되는 처지가 된 케이스)을 쓴다. 내 경우만 해도 ‘알 자지라’‘알 카에다’에는 ‘알’을 쓰면서 ‘알 꾸란’이라 하지 않고 그냥 ‘꾸란’이라고만 한다. 이것이 바로 ‘통일되지 않은 표기법’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다른 모든(!) 나라에서 이름을 앞에 놓고 그 뒤에 성이 나온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외무장관 시절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며 만방에 이름을 날렸던 빌팽 총리의 멋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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