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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이집트가 본격 선거정국에 돌입했다. 이란에서는 보-혁 갈등이 다시 불거진 가운데 다음달 대선을 앞두고 민주주의를 향한 한걸음 진전이 이뤄졌다. 반면 9월 대선이 예정된 이집트에서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에 대한 반대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집트를 방문한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 부인 로라 여사는 `무바라크식 민주주의'를 칭송, 반미감정에 기름을 부었다.
이란 최고종교지도자 아야툴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23일(현지시간) 보수세력의 본산인 혁명수호위원회에 개혁파들의 대선 출마를 허용하라고 지시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개혁파 출마 허용"
앞서 혁명수호위는 다음달 17일 대선 출마를 희망한 1014명의 입후보신청자 중 6명만 출마를 허용하고 나머지는 모두 탈락시켰다. 특히 여성 지망자들은 모두 배제했고, 개혁파 주요 정치인들의 출마도 막았다. 이에 개혁파들은 "보수세력의 쿠데타"라며 거세게 반발했었다. 그러나 하메네이가 입장을 바꿔 반대세력의 요구를 받아들임으로써, 개혁파 유력 후보인 무스타파 모인 전 교육장관과 모흐센 메흐르 알리자데 현 부통령의 출마가 가능하게 됐다.
이란은 지난 1997년부터 보통-직접-비밀선거를 실시하고 있으나 민주선거가 완전히 정착되지는 못한 상태. 단적인 예가 혁명수호위의 `후보심사권'이다. 1979년 이슬람 혁명 때 만들어진 혁명수호위는 초헌법적 권력기구로, 개혁파가 포진한 입법-행정부와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이번 조치는 지난해 총선때 빚어진 보-혁 갈등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유화제스처로 풀이된다. 곡절 끝에 출마가 가능하게 된 모인 전장관은 개혁파를 이끌어온 무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의 후계자로 꼽히는 인물. 여당인 이슬람참여전선(IIPF)의 지지 속에 다음달 대선에서 온건보수 성향의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대통령 등 보수파 후보들과 경쟁을 벌이게 됐다.
이집트, '무바라크 독재' 반발 계속
무바라크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 부시대통령과 회담하고 돌아온 아흐마드 나지프 총리는 23일 오는 대선에서 국제감시단의 선거감시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1년째 집권 중인 무바라크 대통령은 지난 2월 올가을 대선에 복수후보 출마를 허용하는 내용의 선거법 개혁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까다로운 조건을 달아 야당 후보 출마는 사실상 금지시켰다. 야당과 재야세력, 대학생들은 거세게 반발하면서 무바라크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법관들마저도 국민투표와 대선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다. 나지프 총리의 발언과 함께, 보안당국은 최대 야당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의 고위 간부를 체포했다.
이 와중에 카이로를 찾은 로라 여사는 23일 "무바라크 대통령이 자유선거를 위해 중요한 조치를 취했다""미국도 헌법이 제정된 지 한참 후까지 노예제를 허용했었다""개혁은 원래 느리게 진행되는 것"이라며 무바라크 대통령을 지지하는 발언들을 내놨다.
앞서 부시대통령도 무바라크 대통령의 대선계획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이라크전 뒤 중동 민주화 계획을 내세웠으나, `카이로의 봄'으로 반미세력이 집권하는 것보다는 무바라크식 `느린 개혁'이 낫다는 판단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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