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부시의 '언론 탓'

딸기21 2005. 5. 23.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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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코란 모독 파장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뉴스위크에 이어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와 AP통신 등이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서 벌어진 코란 모독 사례들을 다시 보도했다. 또 뉴욕타임스(NYT)는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포로들을 학대, 숨지게 한 뒤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파문은 아프간과 이라크의 미군포로 문제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LAT는 22일(이하 현지시간) 코란 모독은 관타나모 뿐 아니라 아프간과 이라크 미군수용소에서는 흔한 일이었다며 구체적인 모독 사례들을 전했다.

관타나모에 구금됐다가 최근 풀려난 모로코인 무함마드 마주즈는 "그들은 (꾸란을) 찢고 바닥에 내동댕이쳤으며 그 위에 오줌을 누고 밟고 다녔다"고 말했다. 또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에 10개월간 수감됐던 아흐마드 알리 둘라이미는 "폭스(Fox)라고 불리던 한 장교는 매일 새 코란을 가져다 우리 앞에서 찢어버렸다"고 증언했다.

NYT는 미군이 아프간 내 최대 미군기지인 바그람기지에서 포로들을 학대, 숨지게 했으나 사건을 은폐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 2002년 탈레반 용의자로 체포된 포로 2명이 미군의 가혹행위로 사망했으며 미군 조사관들은 사건에 개입된 병사들을 처벌하지 않고 종결지으려 했다고 전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미군에 포로들의 인권 상황을 개선해줄 것을 요청했다. NYT는 유엔이 바그람 포로학대 사망사건 조사를 미군에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와 NYT 등은 백악관이 뉴스위크를 비난한 것에 대해서도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언론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칼럼니스트 리처드 코언은 20일자 WP에 "백악관과 국방부가 뉴스위크를 비난하는 것은 위선의 절정"이라면서 "이라크가 핵무기를 만들고 있다던 딕 체니(부통령) 발언은 왜 취소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앞서 뉴스위크는 백악관의 요구로 문제가 된 코란 모독 기사를 취소했었다.

NYT는 "백악관과 국방부가 미국의 이미지를 우려한다고 위선적인 말을 하는 것은 우습다"고 지적했다.



★ 코란(Qu'ran)이란


코란, 즉 `꾸르안'은 아랍어로 `독송(讀誦)'을 뜻하며, 이슬람 경전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된다. 알라(신)가 가브리엘 천사를 통해 예언자 무함마드(마호메트)에게 들려주었다는 내용을 후대 사람들이 집성한 것이다. 무슬림(이슬람 신자)들에게 코란은 단순한 책이 아니라 `종교이자 영혼'인 셈이다. 무슬림들은 코란과 함께 예언자의 언행을 담은 `하디스'를 규범의 원천으로 삼는다.

코란은 총 114장으로 이뤄져 있으며, 독특한 운문으로 돼 있다. 이슬람은 코란을 아랍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읽는 것을 금기시한다. 이슬람은 성상(聖像)을 인정치 않으며, 왕궁이나 사원에도 인물상이 아닌 코란의 문구를 새겼다. 오늘날의 코란이 정립된 것은 10세기 초.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판본은 1924년 이집트 정부가 간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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