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이라고 다 죽는 것은 아니다. 기후가 변하면 죽는 공룡도 많지만 살아남는 공룡도 있다.
백악기 이야기가 아니다. 세계를 주름잡던 거대기업들 얘기다.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 포드, IBM, 보잉, 코닥 등 거대기업들이 내리막길을 걷는 반면 일본 도요타와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 유럽 합작기업 에어버스 등은 앞날을 내다본 경영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공룡들의 몰락
파이낸셜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경제지들은 11일 경영위기에 몰린 코닥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를 갈아치우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들 신문들은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GM과 포드의 `정크본드' 추락을 시작으로 IBM 위기설, 델타항공 파산임박설 등을 잇따라 쏟아냈다. 세계최대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사는 미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노골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라이벌 에어버스에 밀린지 오래다.
위기의 원인은 하나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 코닥이 35년 재직한 베테랑 경영자 대니얼 카프를 내보내고 휼렛패커드 출신 안토니오 페레즈를 CEO에 임명한 것은 디지털 시대에 맞는 변화에 실패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코닥은 지난달말 회사채신용등급이 정크본드 수준으로 떨어졌다. 역시 정크본드로 떨어진 GM과 포드는 시장의 수요변화를 예측하지 못한 채 연비가 떨어지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생산에 집중, 고유가 시대에 직격탄을 맞았다. IBM은 중국 등 아시아권의 급성장에 대응하지 못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찾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1997년 맥도널 더글러스를 합병해 몸집을 불린 보잉은 군수산업에 치중하다 민항기 수주전에서 에어버스에 밀렸다.
변화의 키워드는 `환경'
반면 변화에 성공적으로 적응, 21세기형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회사들도 있다. 가전업체 GE는 지난 9일 5년 내 환경친화제품 매출을 회사 전체 매출의 20%에 이르는 200억달러 규모로 키우고 환경분야 투자도 현재의 2배인 15억달러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백색가전'으로 유명한 GE가 `그린 가전'으로 거듭나겠다는 것. 세계2위 거대기업인 GE의 환경선언은 이날 뉴욕증시 전체를 끌어올렸다.
2년 연속 순익이 1조엔을 돌파하는 등 전세계 자동차메이커 중 순익규모 최대를 기록한 도요타는 몰락해가는 GM을 구출해주기 위해 연료전지자동차 개발을 위한 합작회사를 세우려 하고 있다. 영국석유(BP)와 네덜란드의 셸은 미국의 엑손모빌 등이 재래식 유전개발에 몰두하는 사이 청정에너지 개발에 막대한 돈을 투자,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의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달 초대형 항공기 A380을 선보인 에어버스는 이 비행기가 보잉사의 B747보다 수송능력이 앞서는 것은 물론, 환경기술을 적용해 배기물 방출도 적다고 선전하고 있다. 에어버스는 이미 지난 2002년 판매.수주액에서 보잉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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