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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의료개혁안' 상원에서도 통과

딸기21 2009. 12. 2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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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생명을 걸고 추진해온 보건의료개혁법안이 또 하나의 장애물을 넘었다. 미 상원이 24일 오전(현지시간)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60대 반대 39로 ‘역사적인 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




상원은 이날 저녁 7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를 앞당겨 아침 7시에 표결을 실시했다. 미 상원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표결을 한 것은 1895년 이래 처음이다. 상원의장을 겸직하는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을 필두로 한 민주당 의원 58명과 무소속 의원 2명의 찬성으로 법안은 무사히 통과됐다. 공화당에서는 표결에 불참한 짐 버닝 의원을 제외한 39명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하와이 크리스마스 휴가도 잠시 미룬 채 표결 결과를 기다렸던 오바마 대통령은 “드디어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며 환영했다. 그는 “1912년 테오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의 전 국민 건강보험 시도가 실패한 이래 근 1세기 간의 싸움을 끝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됐다”며 상원에 찬사를 보냈다.
상원 표결에서는 전자투표 대신 의원들이 “예(aye)” 혹은 “아니오(nay)”를 말해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현역 최고령인 민주당 로버트 버드(92) 의원은 이례적으로 “내 친구 테드 케네디(의료개혁을 지지했던 고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를 위한 표”라는 수사를 붙인 뒤 “예”를 외쳤다. 상원 역사상 두번째로 긴 ‘24일 연속 토론’을 이끌어온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늘 아침의 승리는 끝이 아닌 시작일 뿐”이라며 “의료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집권 첫해 말에 최대의 정치적 승리를 거뒀지만, 앞으로도 까다로운 절차가 남아 있다. 상원 법안은 기존 건강보험 미가입자 3100만명에게 혜택을 확대, 전 국민의 94%를 보험 적용 대상으로 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민간 보험회사들이 취약계층의 보험가입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했다. 하지만 당초 핵심이던 퍼블릭 옵션(정부 운영공공보험)은 수정과정에서 빠졌다.
반면 하원은 지난달 7일 퍼블릭 옵션이 포함된 독자 법안을 통과시켰다. 상·하원에서 별도의 법안들이 통과됐기 때문에 양원협의회(conference committee)를 열어 단일안을 만들어야 한다. 단일안이 하원에서 통과되면 상원에 가져가 표결한다.
공화당은 단일안 통과를 최대한 막는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무게추는 개혁법안 쪽으로 옮겨갔다. 워싱턴포스트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상원안에 만족감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상원안의 틀을 유지, ‘60명 찬성’을 깨뜨리지 않으면서 하원 내의 좀더 진보적인 개혁파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관건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민주당 안에서도 상·하원 의원들 간, 진보-보수파 의원들 간 견해차이가 적지 않다.

펠로시 의장과 리드 원내대표는 다음주 곧바로 만나 단일안 논의에 들어간다. 펠로시 의장은 1월 첫주에 양원협의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내년 1월말~2월초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를 전후해 입법이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상원 내 찬성파 60명 중 한명이라도 반대로 돌아서거나 하원에서 반대가 조금이라도 늘어나면 단일안 통과가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원내대표는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면서 입법화를 막기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 말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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