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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한 해 동안 세계 경제는 금융위기의 ‘폭풍’에서 벗어나 회복세로 돌아서겠지만 ‘약하고 느린 회복’에 그칠 것이며, 고용없는 성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명실상부 세계경제의 견인차이자 양대 주역으로 승승장구하겠지만 경제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은 정체에서 간신히 벗어나는 수준에 그칠 것이며, 버락 오바마 정부는 집권 첫해보다 더욱 힘겨운 한해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0 세계전망’을 발표했다.
25년째 발표되고 있는 연례 전망보고서에서 이코노미스트는 이코노미스는 내년 세계경제가 ‘무겁고 고요한 회복’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경제권에서 고용시장이 풀리지 않고 있는 것이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서는 2500만명이 일자리를 잃어 ‘실업률 10%’가 일상적인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미국 2.4%, 한국 2.8%, 중국 8.6%, 일본 1.3% 등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내년에 세 가지 측면에서 중대 계기를 맞게 된다.
첫째, 경제규모에서 일본을 제치고 2위로 부상한다. 둘째, 수출액이 전세계 교역량의 10%에 이르게 된다. 1986년 일본이 한창 잘나가던 때의 점유율과 같아지는 것이다.
세째, 인구통계학적으로도 ‘황금기’에 이른다. 1950~2050년의 100년간에 걸친 중국 인구통계 예측그래프에서 내년은 15~64세 노동가능연령층이 가장 많아지는 해다. 이 때를 분기점으로 고령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일본은 86년 기록을 끝으로 불황에 들어섰다. 중국의 미래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여전히 높고 민간소비는 견고하며 건설붐이 계속되고 있다. 내년에도 중국 경제는 9%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버블 붕괴 전 일본같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코노미스트는 “아직은 탄탄대로”라는 쪽에 방점을 찍었다. 여전히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미국과 일본의 3분의1 수준이어서 성장잠재력이 크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비틀거리는 대신 인도네시아가 자원부국으로서 약진하게 될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을 의미하는 ‘브릭스(BRICs)’에서 러시아를 빼고 인도네시아를 집어넣은 ‘비시스(BICIs)’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질은 내년에 룰라 다 실바 대통령 집권이 끝나고 10월 대선을 치르는데, 차기 지도자로 거론되는 이들도 모두 역량있는 이들이어서 당분간 최고의 시대를 구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만만찮은 한 해가 될 것 같다. 집권 2년차를 맞아 더이상 전임 행정부 탓을 할 수도 없을 것이고, 11월에는 중간선거가 있어 유권자들 눈치를 많이 볼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경제와 민생에만 집중하기엔 두통거리들이 너무 많다. 아프가니스탄 전황은 여전히 비관적이다. 잡지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이 아프간전에서 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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