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태평양 한가운데 '죽음의 쓰레기 섬'

딸기21 2009. 11. 11. 19:37

여성들이 애용하는 각질제거제의 스크럽 알갱이들, 미국인들이 즐겨 먹는 여섯개들이 맥주팩의 비닐고리, 페트병 뚜껑, 폴리스티렌 포장, 샌드위치를 쌌던 랩 조각, 검은 비닐봉지, 엉켜서 못쓰게된 그물….

잘 썩지 않는 플라스틱이나 비닐 따위로 이뤄진 쓰레기들이다. 이런 쓰레기들이 강을 통해 바다로 흘러가 태평양 한가운데에 거대한 쓰레기 섬을 형성하고 있다. 점점 늘어나는 부유물들로 인해 이제는 쓰레기섬의 크기가 140만㎢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와이에서 북동쪽으로 1600㎞ 가량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 선박업계에서 ‘태평양 대쓰레기장’이라 부르는 쓰레기섬의 크기가 미 텍사스주의 2배 크기에 이르렀다고 뉴욕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쓰레기섬이 있는 곳의 정식 명칭은 ‘북태평양 아열대 환류’로, 하와이와 미국 사이에 위치해 있다. 1년 내내 적도의 더운 공기가 고기압을 이루면서 서서히 소용돌이치며 바람을 빨아들이기만 하고 내보내지 않기 때문에 배들이 다니지 않는 곳이다.

고기압 아래에서는 해수면이 시계 방향으로 느리게 돌아가며 소용돌이를 그린다. 환태평양 지대를 흐르는 바닷물의 절반은 해류를 따라 이 곳으로 오게 되는데, 이 지점에 이르면 해류가 급격히 느려져 쓰레기들이 모이게 된다. 현미경으로 조사해봐야 알수 있을 정도의 작은 스크럽 알갱이에서부터 거대한 그물망까지, 미국·캐나다와 아시아 지역에서 오는 모든 쓰레기들이 여기 모여 하나의 대륙을 형성하고 있다. 쓰레기의 90%는 플라스틱류다.

이 쓰레기섬이 최초로 발견된 것은 1997년이었다. 캘리포니아 출신의 찰스 무어 선장이 항로를 잘못들어 이 무풍대에 왔다가 바다를 메운 쓰레기를 발견했는데, 당시만 해도 쓰레기섬의 면적은 텍사스 정도 크기였다. 충격을 받은 무어 선장은 ‘알갈리타 해양연구재단’이라는 것을 만들어 과학자들과 함께 해양오염에 대한 조사와 오염방지 캠페인을 시작했다. 무어 선장은 노스캐롤라이나대학 해양학자 보니 몬텔리오니 등과 함께 올여름 다시 쓰레기 바다를 조사했다.


찰스 무어 조사팀이 지난해 촬영한 북태평양 환류의 쓰레기들. 사진 알갈리타해양연구재단



현장 상황을 조사하고 채취해온 바닷물 샘플을 분석한 결과 쓰레기섬의 면적은 두 배로 늘어났고, 물에 녹지 않는 DDT(살충제), PCB(폴리염화비닐) 등 독성물질의 농도 또한 2배로 증가했음을 알아냈다. PCB는 1970년부터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됐지만 앞으로도 몇세기 동안 사라지지 않고 바다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지적한다.

몬텔리오니는 해류의 속도라 느려져 ‘죽음의 바다’라 불리는 대서양 사르갓소 해역에도 북태평양 환류보다는 작지만 쓰레기섬이 만들어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학자들은 일본에 근접한 태평양 동부에도 쓰레기섬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구 전체 대양의 부유 쓰레기 양은 북태평양 환류 쓰레기섬의 5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들은 가오리 등 어류와 물새의 몸속에서도 점점 더 많이 발견되고 있다. 쓰레기 해역 부근에서 잡힌 방어의 체내에서는 84개에 이르는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되기도 했다.
바다의 쓰레기들은 점점 늘어나지만, 이것들을 없앨 방법은 아직 없다. 샌프란시스코의 환경그룹 ‘프로젝트 카이세이’는 지난 여름 북태평양 환류를 조사하면서 디젤 연료로 부유 쓰레기들을 태워없애는 방안을 모색했으나 해법을 찾지 못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십시일반 저널리즘’을 아시나요

(워싱턴 AFP=연합뉴스)

"궁금한 기사가 있나요? 취재 비용을 기부하면 기자를 직접 현장에 보낼 수 있습니다."
11일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에는 태평양에 떠다니는 ‘쓰레기 섬’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하지만 이 기사의 작성자는 뉴욕타임스 기자가 아니라 프리랜서 기자였다. 일반인들이 십시일반으로 취재 비용을 기부해 쓰레기 섬에 대해 궁금한 내용을 기사로 작성하도록 ‘린지 호쇼’라는 이름의 프리랜서 기자를 고용했기 때문.
비영리 단체인 ‘스팟 어스(Spot.Us)’는 일반 독자들이 자신의 알권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이런 방식의 ‘대중 모금 저널리즘(crowd-funded journalism)’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쓰레기 섬 기사도 100명 이상이 조금씩 돈을 보태 6000달러에 달하는 취재비용을 모아 탄생한 것이다.
스팟 어스는 회원들이 낸 의견을 토대로 큰 관심을 끌 만한 주제나 지금까지 소홀히 다뤄졌던 주제를 선별, 취재 계획을 짠 뒤 비용 모금을 시작한다. 비용이 충분히 모이면 프리랜서 기자를 고용해 기사 작성을 의뢰하지만 모금액이 목표만큼 모이지 않으면 기부자에게 그대로 돌려준다. 기부자가 낸 돈은 세금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언론사는 이렇게 작성된 기사를 자유롭게 지면에 실을 수 있지만, 취재 비용 중 최소한 20%를 기부해야 하며, 스팟 어스와 인터뷰도 거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