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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결국 덴마크 코펜하겐 기후회의 폐막식에 참석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노르웨이에 노벨평화상을 받으러 가는 길에 들러 7일 개막식에만 얼굴을 비추려던 계획을 바꿔, 18일 폐막에 맞춰 참석하기로 일정을 변경했다. 이미 중국은 원자바오 총리의 참석을 결정했고, 그동안 불참 의사를 밝혔던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도 참석하기로 했다. 이로써 이번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는 105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글로벌 기후 정상회의’의 틀을 갖추게 됐다.
"코펜하겐 회의에는 열차 타고 갑시다!" 벨기에 브뤼셀 역에 등장한 <기후특급> 열차. /AP
기후회의 준비가 한창인 덴마크 코펜하겐 벨라 센터. /AP
기후회의 준비가 한창인 덴마크 코펜하겐 벨라 센터. /AP
이번 코펜하겐 회의에서는 UNFCCC 가입국들이 모두 참석하는 15차 당사국 총회(COP)와 교토의정서 가입국가들이 참석하는 당사국 총회(CMP), UNFCCC 산하 여러 자문기구들의 회의가 함께 열린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 빈국 지원방안 등에 대한 각국의 입장을 바탕으로 교토의정서 이후의 차기 기후변화 대응체제에 대한 합의안을 내오는 것이 목표다.
폐막일인 18일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성명 발표와 함께 COP-CMP 합동 전원회의가 예정돼 있다. 전임 행정부 시절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한 미국과 ‘온실가스 의무감축’을 면해줄 것을 주장하는 중국·인도가 모든 협상의 걸림돌이었는데, 이들 정상들이 한 자리에 머리를 맞대게 됐으니 일단 회의의 전망은 밝아졌다.
오바마는 6일 워싱턴을 출발, 노르웨이로 이동해 오슬로에서 10일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고 11일 미국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다음주에 또다시 코펜하겐으로 가야 하니 몹시 빡빡한 일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폐막식에 참석’을 결정한 것은 “(코펜하겐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수 있게끔 모든 노력을 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의 표현”이라고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설명했다. 미 의회와 기후변화 관련 법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오바마 정부가 국제, 국내 무대 양쪽에서 합의안을 이끌어내기 위해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기후변화 대응체제의 주도권을 유럽이나 거대 개도국들에 빼앗겨서는 안된다는 위기감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백악관이 기후 회의의 판돈을 끌어올렸다”고 보도했다. 당초 불참 계획에서 개막식 참석, 이어 폐막식 참석으로 오바마의 참가 수위를 높인 만큼 기대치와 위험부담이 동시에 높아졌다는 뜻이다. 일단 미국이 의지를 보임으로써 중국·인도 등은 강한 동참 압력을 받지않을 수 없게 됐다. 포스트 교토 체제에 대해 완전히 합의를 보지는 못하더라도, ‘정치적 합의’라는 형식으로 논의의 틀을 만들어낼 가능성은 높아졌다.
"나 좀 살려 주세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온실가스 감축 촉구 시위. /AP
하지만 미국 내 ‘반 감축론자’들의 반발 속에서 오바마 정부가 기후변화 리더십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미국 우익언론 폭스뉴스는 “오바마가 반대에도 무릅쓰고 코펜하겐에 가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미국과 중국·인도의 감축목표치는 환경단체들의 요구에는 훨씬 못 미친다. 인도는 아직도 구체적인 감축 로드맵을 내놓지 않았다.
회의 개막을 앞두고 5일과 6일 코펜하겐을 비롯한 유럽 주요 도시에서는 환경단체들이 획기적인 온실가스 감축안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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