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부르카를 쓴 정치인

딸기21 2005. 4. 22.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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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여성인권’ 싹튼다 - ‘변화의 바람’ 부는 중동 국가들


여성차별로 악명 높은 중동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여성의 참정권은 물론 최소한의 인권조차 보장치 않던 나라들에서 여성 투표권을 인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가 하면, 강제 결혼을 금지시키고 낙태를 합법화 하는 등 새로운 현상들이 잇따르고 있다.

부르카(burqa)를 쓴 정치인


아프가니스탄의 여성운동가 샤히다 후사인(여·50)은 오는 9월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활발한 정치활동을 벌이고 있다. 샤히다가 사는 곳은 과거 이슬람 극단주의 탈레반 정권의 근거지였던 남부 칸다하르. 수도 카불에 비해 여전히 보수 색채가 강한 만큼, 샤히다는 온 몸을 가리는 부르카(머리덮개)를 쓰지 않고서는 집 밖에 나갈 수 없다. 그러나 샤히다는 21일(현지시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검은 부르카는 여성의 사회진출에 장애가 될 수 없다”면서 “부족주의, 종파주의에 기대지 않고 ‘정책’으로 승리하겠다”는 포부를 펼쳐보였다. 


쿠웨이트 의회는 오는 10월 열릴 시의회 선거 때 여성에게 참정권 주는 법안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2주 뒤 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쿠웨이트 사상 최초로 여성 참정권을 인정하는 법이 탄생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재작년에 처음으로 여성을 '국민'으로 인정하는 조치를 펼쳤는데, 사우디보다 더 골때리는 나라가 있다니 놀랍다)

변화는 ‘대세’다


미국의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젊은 남녀의 ‘애정 어린 모습’을 담은 르포를 최근 실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마즐리스(의회)가 의학적 필요에 따른 낙태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무프티(최고재판관)가 최근 여성들의 ‘강제 결혼’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슬람 ‘메카’인 사우디 무프티의 판결은 이슬람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민주화 압력, 이란 여성 인권변호사 시린 에바디의 2003년 노벨평화상 수상, 이집트를 달구고 있는 민주화 시위의 물결 등으로 인해  ‘중세’에 머물러있던 이슬람권 여성들도 정치·사회적 변화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아직은 멀고먼 길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이슬람권 여성 절반 이상이 문맹(文盲)이었다. 중동은 아프리카와 함께, 남자아이에 비해 여자아이의 취학률이 유난히 낮은 지역에 속한다.
 

여성들의 ‘반란’을 두려워하는 보수파들의 반발도 만만찮다. 테헤란 경찰은 21일 “머리쓰개를 쓰지 않고 거리를 지나는 여성들은 체포하겠다”며 ‘사회기강 캠페인’에 돌입했다. 딸이나 여동생을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시집보내는 것은 일부 이슬람사회에서는 아직도 관습적으로 남아 있다. 터키 등지에서는 불미스런 소문에 휩싸인 여성을 친족 남성들이 살해하는 이른바 ‘명예 살인(놀구 자빠졌다)이 아직까지도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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