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공은 둥글대두

아깝다, 지구방위대...

딸기21 2003. 1. 21.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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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마드리드 더비. 레알마드리드 첫골은 피구. 두번째 골도 피구. 피구가 단연 수훈갑이 될 수 있었는데...


전반 10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페널티 넣고, 2분 뒤에 엘게라(흑 내가 이뻐하는 넘 중의 하나인데)가 빨간 딱지 받고 그 자리에서 추방됐다. 기어이 델 보스케 감독이 옐로 카드 받는 지경까지 이른 지구방위대...이 경기가 어디로 가려나 궁금해했는데, 정말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경기였다.

전반 32분 피구의 골은 아주 멋졌다. 이퀄라이저! 10명이서 아틀레티코 상대로 잘도 싸운다 싶었다. 지단님의 활약이 돋보이지 않아 조금 아쉬웠지만(오늘 라울은 아주 꽝이었음. 3번이나 완벽에 가까운 찬스를 놓치다니).


후반 들어 피구가 피케이 차 넣어서 2대 1로 이기고 있었는데, 막판에 1명 퇴장당해 역시나 10명이 된 아틀레티코도 만만찮았다. 후반 말미에 다시 피케이 기회. 해트트릭 찬스를 맞은 피구가 그걸 놓쳤다. 피구가 피케이를 놓치다니, 우째 그런 일이. 캐스터는 피구가 처음 피케이 차려고 폼 잡을 적에 "Figo rarely disappoints"라고 했는데, 첫번 피케이에서 정말 지능적인 슛을 보여줬던 피구가 뒤이은 피케이를 그렇게 놓칠 줄이야. 물론 피구가 실수를 했다기보다는 엄청난 강슛을 얼굴로 막아낸 아틀레티코의 부르고스 골킵 운이 좋았지만 말이다(결국 부르고스 얼굴이 코피 나서 피범벅됨--;; 모자쓰고 경기나오는 넘들 꼴보기싫어!). 


내가 피구를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지능적인 플레이 외에도 매너가 좋다는 것인데, 역시 매너는 좋더구만(클래식 더비에서도 확인된 그 침착함과 스타 자세!!). 피케이 안 들어가서 열받았을텐데도 뒹구는 부르고스한테 가서 아픈지 살펴보는 그 자세...물론 엄청 아팠겠지, 어떻게 안 아프겠냐...그런 공을 면상으로 받았는데...

정해진 시간 다 지나고 어디셔널 타임에 아틀레티코가 무지막지한 공세를 펼치더니 기어이 골을 넣어버렸다. 결과는? 2대2 동점. 지구방위대가 홈에서 마지막으로 진 것이 26개월 전이라든가, 27개월 전이라든가. 오늘은 홈에서 무승부로 경기를 마감했으니 마드리드 입장에서는 시원찮은 경기였다고 해야 할까. 변수가 너무 많았고, 그래서 아주 재미있었던 경기였다. 오늘 못 이긴 것은 라울, 그리구 호나우두, 너네들 때문이야!

재미있었던 것은 카를로스. 전반 초반에 아틀레티코에 피케이 내줬던 것도 카를로스였고, 뒤이어 후반에 두개의 피케이를 얻어냈던 것도 카를로스였다. 그런데 카를로스는 몸이 고무로 되어있나보다. 슛도 UFO이지만, 내가 보기엔 카를로스 몸 자체가 미확인비행물체다. 페널티박스에서 상대팀 수비스 태클 받아 공중에서 몸이 회전하며 떨어졌는데도 잔디밭에서 그대로 굴러 일어나는 희한한 재주가 있더구만. 단단하고 잘 튀게 생긴 것이, 몸놀림도 과연 그랬다.


또 하나 지구방위대 경기 보는 즐거움을 더해주는 것은 카시야스. 얘 보는 재미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카시야스, 넘 멋져! 어쩜 그렇게 잘 하냐? 오늘 두 골 먹기는 했지만 선방도 많았고, 진짜 귀염둥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 하나. 오늘 경기 관중석에서 오 필승 코리아 곡조가 나오더라는 말씀. 혹시 들으신 분 있나요? 와나캣 솔라리님 기타등등 훌리건 여러분 혹시 못 들으셨어요? 물론 가사는 스페인어였지만 오 필승 코리아 곡조에 맞춰서 응원가를 부르더군요. 혹시 그 노래가 원래 외국 곡이었나? 나만 모르고 있던 거였나?



드디어!

우하하하 남일이가 종국이네 팀에서 뛰게 됐다!
그럼 다음 시즌부터는 (종국+남일) vs (영표+지성) 경기를 볼 수 있다는 것이냐!!!
울나라 에이전씨에서 독점중계권 따냈다니 담 시즌부턴 경기 보여주겠지?
아인트호벤 & 페예노르트, 담번에는 반드시 기필코 기어이 챔편스 2라운드까지 진출해주기 바람. 페예노르트는 챔편스 1라운드도 나가기 힘들다는 얘기가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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