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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우리나라와 독일팀의 경기를 보고 잠시 아지님과 드라이브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우리(우리나라 사람들 모두)는 이번 월드컵을 평생 잊지 못할 거라고.
2002년 6월, 23명의 선수들 뿐 아니라 모두가(정말 모두가!) 함께 땀에 절어 울고 웃었던, 기쁨과 탄식을 함께 나누었던 초여름날의 기억은 평생토록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을 겁니다. 거리에서 혹은 집에서까지도 'red'라는 흰 글자가 선명히 새겨진 빨간 티셔츠를 입고 환호하면서 보냈던 이 여름날은, 제 인생에서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겁니다.
미사여구가 아니라, 정말로, 네덜란드라는 먼 나라에서 온 이방인 거스 히딩크가 스물 세명의 청년들을 조련해 일궈낸 기적같은 사건은 우리에게는 마음속 보물로 영원히 남아있을 겁니다.
히딩크가 우리 국민에게 준 선물은 말로는 다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4700만명이 그가 만들어낸 드라마에 울고 웃으며 행복해했고, 감동 속에서 인생의 한때를 즐겼습니다.
학연 지연 떨궈낸 그의 조직력과 카리스마는 우리에게 '지도자란 무엇인가' 하는 해묵은 문제를 들춰내게 만들었죠. 외국인인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태극기와 애국가를 우리 곁에 맴돌게 만들었습니다. 물 한잔 마시는 그의 동작에도 우리는 환호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군사문화의 잔재인 '하면 된다'는 말을 참 싫어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 스물 세명의 젊은이들이 보여준 것은 폭력의 잔재가 아닌 진정한 희망을 보여주는 '하면 된다'였던 것 같습니다.
아직 채 끝나지 않은 6월, 정말 행복했습니다. 16강 진출 뒤부터 저는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를 봤거든요. 지든 이기든 멋진 플레이어들의 멋진 플레이를 본다는 것, 그걸 즐길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충분히 행복했었어요. 못생긴 외모와 '단독 플레이'라는 비판 때문에 은근히 평가절하되어 왔던 히바우두의 끝내주는 왼발 슛, 비록 완전한 빛을 발하지는 못했지만 '원더보이'에서 '수퍼맨'으로 성장한 오언의 총알슛, 라울의 화려하고 날카로운 플레이.
조국의 분패를 보면서 흘렸던 바티의 눈물, 부상 때문에 제 속도를 이기지 못해 고꾸라진 지단, 승부차기가 끝난 후 골문 앞에 앉아 탄식하던 카시야스의 그 표정. 모든 것이 다 감동이었고, 드라마였죠.
이 여름날이 지나가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아깝습니다. 하지만 추억은 계속되겠죠. 열광의 기억들을 마음 속에 간직해놓은 채 4년 뒤를 기다릴 것이고, 그 4년 뒤에도, 또 그 4년 뒤에도 '축제'는 펼쳐질 겁니다. 4년마다 찾아오는 행복의 사이사이에는 또다른 일들이 있을 것이고, 인터넷을 뒤져가면서 반가운 스타들의 소식을 찾아보게 될 겁니다. 마지막 남아있는 3-4위전을 자부심 속에 지켜보고 난 뒤에도, 한참동안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02년 6월, 23명의 선수들 뿐 아니라 모두가(정말 모두가!) 함께 땀에 절어 울고 웃었던, 기쁨과 탄식을 함께 나누었던 초여름날의 기억은 평생토록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을 겁니다. 거리에서 혹은 집에서까지도 'red'라는 흰 글자가 선명히 새겨진 빨간 티셔츠를 입고 환호하면서 보냈던 이 여름날은, 제 인생에서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겁니다.
미사여구가 아니라, 정말로, 네덜란드라는 먼 나라에서 온 이방인 거스 히딩크가 스물 세명의 청년들을 조련해 일궈낸 기적같은 사건은 우리에게는 마음속 보물로 영원히 남아있을 겁니다.
히딩크가 우리 국민에게 준 선물은 말로는 다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4700만명이 그가 만들어낸 드라마에 울고 웃으며 행복해했고, 감동 속에서 인생의 한때를 즐겼습니다.
학연 지연 떨궈낸 그의 조직력과 카리스마는 우리에게 '지도자란 무엇인가' 하는 해묵은 문제를 들춰내게 만들었죠. 외국인인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태극기와 애국가를 우리 곁에 맴돌게 만들었습니다. 물 한잔 마시는 그의 동작에도 우리는 환호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군사문화의 잔재인 '하면 된다'는 말을 참 싫어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 스물 세명의 젊은이들이 보여준 것은 폭력의 잔재가 아닌 진정한 희망을 보여주는 '하면 된다'였던 것 같습니다.
아직 채 끝나지 않은 6월, 정말 행복했습니다. 16강 진출 뒤부터 저는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를 봤거든요. 지든 이기든 멋진 플레이어들의 멋진 플레이를 본다는 것, 그걸 즐길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충분히 행복했었어요. 못생긴 외모와 '단독 플레이'라는 비판 때문에 은근히 평가절하되어 왔던 히바우두의 끝내주는 왼발 슛, 비록 완전한 빛을 발하지는 못했지만 '원더보이'에서 '수퍼맨'으로 성장한 오언의 총알슛, 라울의 화려하고 날카로운 플레이.
조국의 분패를 보면서 흘렸던 바티의 눈물, 부상 때문에 제 속도를 이기지 못해 고꾸라진 지단, 승부차기가 끝난 후 골문 앞에 앉아 탄식하던 카시야스의 그 표정. 모든 것이 다 감동이었고, 드라마였죠.
이 여름날이 지나가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아깝습니다. 하지만 추억은 계속되겠죠. 열광의 기억들을 마음 속에 간직해놓은 채 4년 뒤를 기다릴 것이고, 그 4년 뒤에도, 또 그 4년 뒤에도 '축제'는 펼쳐질 겁니다. 4년마다 찾아오는 행복의 사이사이에는 또다른 일들이 있을 것이고, 인터넷을 뒤져가면서 반가운 스타들의 소식을 찾아보게 될 겁니다. 마지막 남아있는 3-4위전을 자부심 속에 지켜보고 난 뒤에도, 한참동안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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