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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에서 만 하루 사이에 태풍(열대사이클론) 4건에 2차례 강진이 일어났다. 다행히 초대형 쓰나미는 없었지만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남태평양 사모아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에서 30일 잇달아 대지진이 일어난 것은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연관돼 있는 현상인지에 대해 과학자들이 여러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사모아와 수마트라의 진앙지는 7600㎞ 떨어져 있다. 지진정보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미국 지진국(USGS)은 “아직 연관성을 확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USGS 소속 지질학자 스튜어트 시프킨은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같은 지각판에서 일어난 작용이므로 연관이 없다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지구 지각판 중 호주판의 가장자리에서 일어났다. 호주판이 동쪽에서 태평양판과 부딪치고(사모아) 서쪽에서는 유라시아판과 부딪쳐(인도네시아) 지진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따라서 두 지진은 같은 지각작용으로 일어난 현상들이라 볼수 있다.
지구는 얇은 지각판으로 덮여 있고 판들은 모두 연결돼 끊임없이 움직인다. 지각판 간의 경계선에 압력이 발생하면 지진이 일어난다. 이번 두 차례 지진과 관련있는 호주판은 지각작용이 가장 활발한 이른바 ‘불의 고리’에 속해 있다. 환태평양 지진대 4만㎞에 걸친 발굽형의 ‘불의 고리’에서 매년 전세계 지진의 90%가 일어난다.
지진이 일련의 연쇄작용을 일으킨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는 많다. 1960년 칠레에서 리히터규모 9.5 강진 일어나 2000명 죽고 하와이에서 61명, 일본에서 122명 쓰나미로 희생됐다. 2004년 아시아 쓰나미-수마트라 지진으로 아시아·동아프리카 11개국 23만명 사망·실종됐다. 1883년 인도네시아 크라카토아 화산 대폭발은 전세계에 영향을 미쳤다.
30일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은 1992년 캘리포니아 지진과 2004년 12월 수마트라 대지진을 분석, “대규모 지진이 나면 지구 반대편의 지진 단층대도 약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수마트라 대지진 후 3년 동안 규모 8 이상의 지진이 이례적으로 많이 일어났다면서 “지진들이 서로 연관돼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시간적으로 연달아 일어난 지진들이 연관돼 있다면 ‘예보 체계’가 무엇보다 중요해진다. 먼저 일어난 지진을 계기로 지진·쓰나미를 예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모아와 수마트라 지진 사이에 특별한 ‘인과관계”는 없다는 분석도 있다. 같은 호주판에서 일어난 일이긴 하지만, 먼저 발생한 사모아 지진이 서수마트라 지진을 ‘촉발’시켰는지는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CNN 지진전문가 브랜든 밀러는 “해마다 리히터규모 5~10 사이 지진이 전세계에서 여러 차례 일어난다”며 “지각판의 움직임이 이웃한 지역으로 전달될 수는 있지만 이번 두 지진의 경우는 우연히 연이어 발생한 것이라 보는 편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aap통신도 지진 전문가들을 인용, “수마트라 지진은 호주판의 일부인 순다 해역 일대의 순다판이 움직여 일어난 것”이라며 사모아 지진과 직접 관련은 없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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