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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피츠버그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세계경제의 불균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균형론’에 대해 중국은 “모든 논의에 열린 자세로 임하겠다”면서도 누구를 위한, 무엇의 균형을 추구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미국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로이터통신은 25일 G20 회담에 참석 중인 중국 재무관리들이 미국이 말하는 ‘균형론’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중시하는 것은 부국과 빈국 간의 불균형 문제”라고 보도했다. 앞서 오바마는 유엔 총회 연설 등에서 세계경제의 불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이를 G20 석상에서 다루자고 제안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에 반대하지 않았으며, 어떤 논의에든 응할 수 있다는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구체적인 이슈로 들어가면 견해가 명확히 갈린다. 중국 재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세계경제 불균형의 가장 큰 원인은 ‘개발의 불균형’이라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경제적 불균형의 핵심인 ‘남북 갈등’을 해결하는 데에 주력해야지, 미-중 무역불균형이라는 협소한 문제로 환원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중국 중앙은행 간부도 피츠버그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의 환율정책이 세계경제 불균형의 주범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이 무역불균형의 원인으로 위안화 가치 문제를 다시 제기하는 것을 미리 차단하려는 발언이다.
오바마가 균형 문제를 제기한 뒤 중국이 반발할 조짐을 보이자 미 정부 관리들은 서둘러 “(경제 위기의) 책임 공방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무마했다. 하지만 어떤 해명을 덧붙인들 미국이 말한 불균형이 “한쪽은 쓰기만 하고 한쪽은 벌기만 하는 불균형” 즉 미-중 무역문제와 연관돼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중국·인도·유럽연합(EU) 등은 이번 회의에서 몇년 째 공전 중인 도하개발어젠다(DDA) 등 ‘개발 불균형’을 바로잡을 해법들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한다는 입장이다. EU 외교관들은 “이번 회의 공동선언(코뮤니케)에 DDA의 돌파구가 될 내용이 반드시 담겨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01년부터 8년째 협상 중인 DDA는 세계경제의 ‘균형잡힌 발전’을 위해 개도국의 개발을 지원하는 문제를 담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들이 농업보조금과 무역 보호주의를 포기하지 않아 아직도 타결되지 못했다.
EU와 인도 등은 피츠버그 회의에서 의견을 모아 내년 초 DDA 협상을 재개해고, 내년 말까지는 마무리지을 것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의보 개혁 문제로 골치아픈 오바마 정부가 농업·제조업 집단의 비위를 거스를 게 뻔한 DDA 문제에 적극 나설 것 같지는 않다. 미국이 ‘균형’을 얘기하면서 개도국을 위한 공정성을 저버린다는 비난을 받을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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