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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총회와 미국 피츠버그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세계경제의 새로운 틀을 둘러싼 논의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간신히 경제위기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는 있으나 ‘고용 없는 경기회복’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은 다시 중국으로 화살을 돌리며 세계경제의 ‘균형‘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국은 보호주의에 반대하며 미국에 맞설 것으로 보이고, 유럽은 “고삐 풀린 금융시장에 규제를 가해야 한다”며 재차 규제 강화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피츠버그 회의에서 미-중 무역불균형 시정에 초점을 맞춘 ‘지속가능하고 균형잡힌 성장을 위한 프레임워크(기초작업)’를 제안할 것이라고 20일 보도했다.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미국의 경우 저축률 제고와 예산적자 줄이기에 주력하고 △중국은 수출 의존도를 줄이며 △유럽은 기업투자를 늘리고 성장 촉진 정책을 써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제안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CNN방송 인터뷰에서 “독일이나 중국 같은 나라들이 우리 시장에 물건을 팔기만 하던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면서 “미국인들은 소비를 하다 빚더미에 앉았는데, 우리는 그들에게 아무 것도 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이 미국 시장에만 의존, 미국의 부(富)가 계속 외부로 이전됨으로써 지구적인 불균형이 일어났다는 미국 경제학계의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오바마는 “피츠버그 회담에서는 좀더 균형잡힌 세계 경제를 만들기 위한 방법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수석 경제보좌관인 마이클 프로넌은 이달 초 G20 국가들에 서한을 보내 ‘균형잡힌 세계경제’ 논의를 제안하면서 “이 ‘프레임워크’는 G20 지도자들이 개별적으로, 혹은 다함께 추구해야 할 정책목표들을 담을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프로넌은 특정 국가를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중국·유럽의 경제정책에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 내비쳤다. 또 프레임워크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중국이 요구해온 국제통화기금(IMF) 내 발언권 확대 요구를 받아들여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을 따라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뉴욕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와 피츠버그 회의 참석차 21일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후 주석은 G20 회의에서 보호주의 반대, 국제금융기구와 감독체계 개혁, IMF의 유동성 강화 등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국제무대에서 경제규모에 비례하는 영향력을 확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일 신화통신은 국제기구, 특히 IMF에서의 발언권은 ‘기여도’에 따라 정해져야 한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보도했다. 중국은 최근 금융위기로 금고가 텅 빈 IMF의 신규발행 채권 500억달러 어치를 매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신화통신은 또 후 주석이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할 것을 강조할 것이라 전했다.
유럽은 ‘규제된 세계경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럽연합(EU)은 금융기관 경영진 보너스 규제 등 금융시장의 도덕적 해이를 줄이기 위한 규제를 강조한다.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은 20일 프랑스 언론과의 회견에서 “은행 보너스 규제에 전 세계가 합의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미국이 반대한다면 우리(EU)만이라도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로존 재무장관회담 의장인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 겸 재무장관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규제 강화에는 미국이 아직 호응하지 않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에 시장 규제권한을 주느냐를 놓고 여전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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