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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플사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9일(현지시간) 근 1년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잡스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시내 모스코니 센터에서 열린 애플사의 이벤트에 나와, 행사장을 메운 청중들의 기립 박수 속에 무대에 올랐다. 트레이드마크 격인 청바지에 검은 터틀넥 셔츠 차림으로 단상에 오른 잡스는 예전보다 많이 야윈 모습이었지만 건강이 많이 회복된 듯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잡스는 4년전 췌장암 수술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간 이식수술을 받느라 다시 6개월 동안 병가를 냈었다. 그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인 것은 지난해 10월 애플 시사회 이후 11개월 만이다.
애플은 이날 애플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매장인 아이튠즈 스토어의 새 버전을 소개하고 아이폰 소프트웨어 신제품들을 공개했다. 이미 행사 시작 전부터 미국 언론과 인터넷 미디어들은 잡스가 등장할 것으로 예견하고 주목하고 있었다. 예상대로 그가 단상에 오르자 주요 방송과 블로그들은 일제히 ‘애플 이벤트’를 실시간 생중계했다. 잡스는 기조연설을 한 뒤 세간의 궁금증을 의식한 듯 건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테네시주 멤피스의 병원에서 간 이식수술을 받은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 시인하면서 “교통사고로 숨진 20대 중반의 기증자 덕에 이식수술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를 기증해준 이가 없었더라면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며 청중들에게 장기 기증의 중요성을 호소했다.
잡스의 복귀로 이날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오름세를 탔다. 미국 정보통신(IT) 업계의 신화로 불리는 잡스의 건강 문제는 애플의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최대 요인 중 하나다. 지난해 미국 애널리스트들은 잡스의 건강이 투자자들에게는 최대 700억 달러(약 85조원)의 가치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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