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신종플루 백신, 빈국엔 싸게

딸기21 2009. 9. 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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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개발돼 실용화될 신종플루 백신은 1회분 당 2달러50센트(약 3100원)에서 20달러(약 2만5000원)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플루 백신 구입가격을 선진국과 빈국에 차등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일 보도했다.
WHO의 백신개발 담당자인 마리-폴 키니 박사는 “개도국·빈국에는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낮은 가격으로, 선진국에는 높은 가격으로 제공할 것”이라면서 “부국들은 백신 1회분 당 10~20달러 정도를, 개도국들은 그 절반 가격을, 빈국들은 개도국의 절반 정도를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WHO의 이런 방침은 신종플루 전염 우려와 피해 가능성이 훨씬 높은 빈국들이 비용부담 때문에 백신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이다. 치명적인 질병, 특히 에이즈 등 전염성 질환의 치료제나 백신을 생산하는 거대 제약회사들은 환자들의 처지를 악용,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매겨 질병의 ‘부익부 빈익빈’을 가중시킨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은 에이즈 치료제 등 주요 질병치료제의 특허권을 무시하고 제네릭 약품(카피약)을 자국 내에서 대량생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세계무역기구(WTO)는 지적재산권(TRIPS) 협정에 ‘강제실시권’이라는 예외조항을 두고 있다. 약품 가격이 너무 비싸거나 공급에 차질이 예상될 경우 각국 정부가 특허약품의 복제판을 수입·생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미국도 2001년 9·11 테러 뒤 ‘탄저균 테러’가 우려된다며 독일 바이엘사의 탄저병 치료제에 대해 강제실시권을 발동한 바 있다. 조류독감과 신종플루 치료제로 쓰이는 타미플루, 릴렌자에 대해서도 강제실시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았다.
신종플루 백신의 경우 각국은 WHO의 가격 차등화 조치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 개발에 나서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AFP통신은 중국 정부가 제약회사 시노박의 백신 생산신청을 2일 승인했으며 이 외에도 9개 제약회사가 중국 내 백신 생산허가를 신청해놨다고 보도했다. 태국도 국영 제약회사 GPO를 통해 자체적으로 오는 12월 쯤 백신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WHO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신종플루 사망자는 2185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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