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돈줄을 끊기 위해 ‘마약과의 전쟁’에 나서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0일 국방부 의회 보고내용을 입수해 보도했다.
지난주 국방부의 의회 보고에 따르면 미군은 탈레반의 자금줄로 추정되는 주요 마약밀매상 50여명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체포·살해 작전에 들어갔다. 아프간전을 수행하고 있는 미군 장성들은 상원 외교관계위원회에 나와 “새로운 아프간 전략의 성공을 위해서는 마약조직들과 탈레반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미군은 ‘살해하거나 체포해야 할’ 주요 밀매상 367명을 꼽았으며, 그 중 탈레반에 자금을 대고 있는 약 50명의 핵심 제거대상을 추려 리스트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성들은 “불법 마약거래범들을 소탕하는 것은 국제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AP통신은 미군이 마약 밀매상 은신처들과 창고들을 습격해 양귀비 씨앗과 아편, 헤로인 등을 압수하고 밀매조직원들을 체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임 행정부 시절 미군은 골치아픈 아프간 마약 소탕작전에는 손대기를 꺼렸으나, 최근 전략이 바뀌면서 결국 마약조직들과의 싸움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군은 공습 위주의 아프간 전략을 바꿔 탈레반 근거지인 남부 지역에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했으며, 게릴라전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한 ‘비재래식 전투’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조지 W 부시 전 행정부 시절 골치아픈 마약 문제에 손대기 꺼렸던 미군이 결국 마약조직과의 싸움에 나선 것도 새로운 전략에 따른 변화로 풀이된다.
아프간 서부에서 동남부 파키스탄 접경으로 이어지는 지역은 헤로인의 원료인 아편(양귀비)의 주요 생산지다. 세계 헤로인 공급량의 90%가 이 지역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5년에는 아편 주생산지인 서부 헬만드 주의 주지사 집에서 미군이 9t 분량의 헤로인을 적발하기도 했다.
미군은 탈레반이 이 아편 밀매 자금을 이용해 조직을 꾸리고 무기를 장만하는 것으로 본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 정보국(DIA) 등은 탈레반·알카에다가 마약밀매로 연간 70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추정치를 내놓은 바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탈레반의 마약 소득은 당초 추정보다는 액수가 적지만 주요 자금줄인 것은 분명하다고 미군은 밝혔다. 반면 알카에다는 탈레반과 달리 여전히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의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건네는 ‘기부금’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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