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약발' 떨어진 G8 회담

딸기21 2009. 7. 6.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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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8개국(G8) 정상회의가 오는 8일 이탈리아 라퀼라에서 개막된다.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된 경제위기 대책의 성과를 되돌아보고 기후변화 대책과 빈곤국 원조 등의 오랜 이슈들을 점검한다. 하지만 부국들의 배타적인 모임으로는 세계의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G8 한계론’이 거세지면서, 이제는 주요개도국들도 포함한 명실상부한 국제적인 의사결정기구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AP통신 등은 5일 중국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8~10일 라퀼라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탈리아로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알프스 휴양지 에비앙 레벵에서 먼저 6일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와 미니 정상회담을 갖고 이번 G8 회의의 의제들에 대해 사전 논의를 한 뒤 이탈리아로 간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를 방문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와 회담한 뒤 8일 라퀼라로 이동한다.
(그나저나 후진타오는, 회의고 뭐고 간에 위구르 사태로 눈총 깨나 받겠다.)

이탈리아는 당초 사르디니아에서 회의를 열 계획이었으나 지난해 지진으로 유서깊은 중세도시 라퀼라가 파괴되자 회의장소를 이 곳으로 바꾸었다. 아직 정상들은 라퀼라에 도착하지 않았지만 세계화와 앵글로색슨식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시위대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먼저 나타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탈리아 내 미군기지들 앞에서는 주말 내내 반미 시위가 벌어져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이번 회의의 최대 의제는 경제 문제다. 지난달 이탈리아에서 열린 G8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각국 경제관료들은 “경제위기는 아직 안 끝났지만 글로벌 공동대응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경제위기의 끝을 시사하는 낙관적인 언급이 들어갈지 관심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번 회의는 두달 뒤 열릴 G20의 ‘전초전’에 그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미국 등 서방국들과 거대 개도국들이 G20 회의를 열면서 새로운 경제시스템에 대한 논의는 그리로 무게중심이 옮겨갔다. G20은 올 4월 영국 런던에서 다시 만나 경제위기 대책을 중간점검했다. G20이 ‘국제적 의사결정기구’로 사실상 공식화된 것이다. G20은 9월 하순 다시 미국 피츠버그에 모여 경제위기 이후 1년을 평과할 예정이어서, 이번 G8 회의는 어정쩡하게 틈새에 낀 셈이 됐다.
기후변화 문제도 마찬가지다. 오는 12월에는 교토의정서 이후의 기후변화 대응체제를 모색하기 위한 덴마크 코펜하겐 기후변화 총회가 열린다. 이 총회를 앞두고 주요국들은 ‘포스트 교토 체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중이다. 미국에 오바마 정부가 들어서면서 환경분야에서는 어느 때보다 합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 문제에서는 중국·인도 등의 거대 개도국들의 입장이 미국 못잖게 중요하기 때문에, G8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적다.

G8도 이런 한계를 인식하고 있다. 이번 회담에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이른바 ‘브릭스(BRICs)’ 4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등도 초청됐다. 이는 확대개편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초청국 자격으로 라퀼라 회담에 참석하는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G8의 틀을 깨고 논의를 확대해야 한다면서 “이 기구의 점진적인 해체를 촉구할 것”이라 말했다고 브라질 언론들이 전했다. AFP는 프랑스도 “신흥경제국들을 회동에 초청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못하다”며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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