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초록색 원숭이

딸기21 2009. 5. 28. 20:15
728x90
초록색 원숭이.

일본 과학자들이 원숭이의 유전자를 조작해서 ‘초록색 원숭이’를 만들었네요.
더 중요한 것은, 그걸로 그치는 게 아니라 조작된 형질을 가진 새끼원숭이들까지 번식시키는데 성공했다는 겁니다. 과학자들은 “인간과 유전적으로 비슷한 영장류의 유전자조작(Genetical engineering)에 성공함으로써 인체 질병 치료연구의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환영했습니다.

하지만 인류의 사촌인 영장류까지 유전자조작이 가해진다는 사실에 윤리적 논란을 제기하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고 외신들이 27일 보도했습니다.


일본 게이오대학 가와사키 동물실험중앙연구소의 사사키(佐佐木) 에리카, 오카노 히데유키(岡野榮之) 교수 팀은 손바닥만한 작은 크기의 비단털원숭이를 이용해 변형된 유전자를 물려받은 2세대 원숭이 새끼들을 번식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연구팀은 해파리에게서 뽑아낸 형광단백질(GFP) 유전자를 바이러스에 투입한 뒤, 이 바이러스를 원숭이 배아 80개에 주사했습니다. 그 중 7개가 암컷 원숭이(1대)의 자궁에 착상됐고, 5마리의 건강한 아기원숭이(2대)가 태어났다고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연구팀은 이 아기원숭이들이 자라나자 인공수정을 시켜 새끼 1마리(3대- 위 사진)를 얻었습니다.
2대, 3대 원숭이들은 모두 초록색 털과 피부를 갖고 있고, 자외선을 쬐면 피부조직 속의 형광단백질이 초록색으로 빛난다고 합니다. 


지난해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일본 과학자 시모무라 오사무(下村脩)가 추출해낸 이 단백질을 이용하면 형광펜으로 표시하듯 유전자에 표지가 찍혀 유전자 이상이나 움직임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오카노 교수는 “인간과 유전적으로 비슷한 영장류를 이용해 연구함으로써 질병 치료법 개발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실험결과를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게재했습니다.

과학자들이 유전자조작 영장류 번식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쥐, 양, 염소, 닭, 돼지의 유전자를 조작해 유전시켰으며 2000년에는 미국 연구팀이 붉은털원숭이의 유전자조작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원숭이의 조작된 유전자를 자손들에게 이어지게 하지는 못했습니다. 


과학계와 생명공학기업들은 “기념비적인 성과”라며 환영하고 있습니다. 미국 동물복제 전문가 제럴드 섀튼 박사(황우석의 파트너로 유명했었죠;;)는 “의심할 여지 없는 놀라운 성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다양한 동물로 인간 유전질환을 연구해왔으나 한계가 많았습니다.
일례로 쥐는 유전적으로 소아마비에 걸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소아마비를 연구하려면 먼저 쥐의 유전자를 조작해야 했습니다. 이런 과정은 더디고 비용도 많이 듭니다. 수정란을 수십개 만들어도 착상되는 것은 몇 개뿐이며, 출산율은 더 떨어지기 때문인데요. 이번에도 배아 80개를 조작해 3대째 새끼 1마리를 얻어냈을 뿐이랍니다.

유전자조작 동물 하나를 만들어 계속 번식을 시킨다면 연구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겠지요. 게이오대 연구팀은 “다음에는 파킨슨병, 루게릭병, 알츠하이머 같은 인간 유전질환을 갖게끔 조작된 영장류를 번식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고 합니다. 

AFP통신은 “영장류 유전자조작에 대한 대중들의 경계심을 어떻게 풀 것인가가 과제”라고 전했습니다.

원숭이 실험에 성공한 이상, 고릴라·오랑우탄 같은 대형영장류를 거쳐 결국 인류의 사촌인 침팬지의 유전자조작으로 이어지겠지요. 영국 생명윤리 감시단체 ‘진와치’의 헬렌 월리스는 “장차 ‘유전자조작 인간’이 나오지 않을 거라 장담할 수 있느냐”며 “아직은 해결되지 않은 물음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이건 정말 상상인데요. 유전자조작된 동물, 특히 지능이 뛰어난 영장류가 공상과학영화에서처럼 실험실 밖으로 나가 번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거지요.

그런 일은 없다고, 실험실은 철저하게 통제된다고 하지만 유전자조작 작물이 멕시코에서 '자연으로 퍼져나간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실제로 있었고요(석연찮은 이유로 이 논문은 과학전문지에 실렸다가 취소됐습니다), 몇몇 학자들은 광우병이라는 것 역시 실험실의 프리온단백질에 밖으로 퍼져나가 생긴 것으로들 의심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질병치료 연구에는 필요하다고 하고.... 중요한 것은, 과학에 대한 사회적 감시인 것 같습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