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한국 사회, 안과 밖

▶◀ 죽어야 할 사람은 당신이 아니었습니다.

딸기21 2009. 5. 23.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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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먹먹합니다. 

노무현으로 상징되는 대한민국 정치의 '실험'은 저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기대를 심어줬었습니다.

'노빠'는 아니었습니다만, 그분이 집권해 있는 동안 실망도 하고 비난도 많이 했습니다만,

'대학도 안 나온' 정치인이 5공, 6공과 싸우고
경상도 출신 정치인이 3당 합당에 반대하고
'DJ당'에서 국민경선 돌풍을 일으켜 대선 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되어 조중동, 검찰과 '맞장'뜨고
한나라당 정치 찌꺼기들의 탄핵 소동을 이겨내고 온갖 영욕을 겪는 걸 보면서
가슴 속 시원함과 실망과 희망, 뒤죽박죽된 감정들을 많이도 느꼈더랬죠.





'겨우 50억 받았다고 사람을 쥐잡듯 볶아 죽음으로 몰아넣었느냐'
이런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이 맞서 싸웠던 5공 6공 세력, 
군부정권의 명줄을 늘려준 3당 합당 세력, 조중동과 검찰, 이명박 같은 돈줄 쥔 기득권 세력,
이 자들이 뻔뻔히 버티는데 저 분은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다는게 억울합니다.
전재산 몇천원이라던 광주학살 주범 전두환도 고개 쳐들고 사는데!
그들 정권 밑에서 꼼짝 못하고 있거나 거기 붙어먹던 개같은 정치인들과 검찰과 언론은 
저러고 기세등등하게 이명박에 붙어 '잃어버린 10년' 운운하며 역사를 뒤로 돌리려 하는데!

노무현이라는 사람에게 그 정도 후안무치함이 없었다는 사실이 죄라면 죄로군요.

덕수궁 앞 분향소 설치도 경찰이 막으려 했다지요.
이명박 정권은, 그를 막다른 골목에 넣어 죽음으로 몰아넣고
죽은 이마저 두려운 모양입니다. 아니, 죽은 이를 추모하기 위해 모여들
촛불 하나하나가 그리도 두려운 것이겠지요.
노무현이 '전대통령'이라는 위상으로서 
이명박 막가파 정권에 맞선 저항의 구심이 되어주길 바라지는 않았습니다.
투쟁의 구심점은 민중들에게 있어야지요.

하지만 죽지 않아야 할 사람이 죽었다는 그것만으로도 상실감이 너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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