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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공격에도 하마스는 또다시 살아 남았다. 비록 가자지구가 초토화되고 수많은 조직원을 잃었지만, 하마스가 궤멸됐다거나 재기 불능 상태가 됐다고 보는 사람은 없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17일 가자 공격 중단을 선언하면서 “하마스는 통치조직과 무장력에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20여일에 걸친 가자 공격에서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로켓 시설과 무기 밀반입 통로들을 파괴하고 무장조직원을 사살, 무력 기반을 약화시킨 것은 사실이다.
하마스는 휴전 협상 테이블에 끼지도 못했다. 이집트 샤름 알 셰이크에서 18일 열린 가자 휴전 회담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영국, 프랑스, 독일, 터키, 체코 등 유럽국 대표들이 마주 앉았다. 팔레스타인측에서는 마무드 압바스 대통령이 대표로 참석했다. 하마스만 초대 받지 못했다. 각국이 압바스가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이스라엘의 협상 파트너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하마스에서는 칼레드 마샬 등 시리아 망명 지도부와 가자 지도부가 건재하다. 이스라엘에 맞서 효과적으로 싸우지는 못했지만 생존 그 자체로 하마스는 목표를 달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스라엘은 이번 가자 공격을 통해 중동 평화협상의 역학관계를 바꾸지 못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지원을 받는 요르단강 서안의 파타 정부는 오히려 궁지에 처하게 됐다. 압바스와 파타는 가자가 초토화되는 것을 막지 못했을 뿐 아니라 서안 내 하마스 지지 시위를 억누르기에 바빴다. 파타는 이제 서안에서조차 ‘이스라엘 편에 선 배신자들’로 인식되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은 “팔레스타인인들, 특히 가자 주민들은 파타를 하마스의 대안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하마스는 더욱 높아진 반이스라엘 정서에 기대어 곧 재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마스가 “물리적으로는 졌지만 정치적으로는 이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집트 알 아즈하르 대학의 나지 샤라브 정치학교수는 “하마스는 이 전쟁을 통해 중동 정세의 주요 행위자 중 하나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앞서 16일 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PA가 불참한 카타르 도하 회담에 대표를 보내, 자신들이 팔레스타인 저항운동의 중심임을 부각시켰다. AFP통신은 하마스가 이집트·사우디의 친미정권 대신 시리아·이란과 손잡음으로써 저항의 상징성과 선명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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