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후드 올메르트 총리와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 치피 리브니 외무장관 등은 31일 회의를 열어 임시 휴전 문제 를 논의했다. 프랑스가 내놓은 임시 휴전안은 이번 공습으로 고통받는 가자 주민들에게 구호품이 원활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48시간 동안 전투를 중단하고 하마스가 장기적 휴전에 합의할 생각이 있는지 확인하자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바라크 장관은 호의적 반응을 보인 반면 올메르트 총리와 리브니 장관은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등이 보도했다. 이갈 팔모르 이스라엘 외교부 대변인은 “프랑스가 제안한 휴전안이 하마스의 로켓탄 공격 중단을 보장하지 못한다”며 거부 방침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가자 항구 앞바다에 군함을 집결시키고 예비군 2500명에게 추가로 동원 대기령을 내리는 등 지상군 투입을 준비하면서도 휴전안에 대해 논의한 것은 이스라엘이 딜레마에 빠져 있음을 대변한다.
이스라엘은 지상군 투입을 공언하고 있으나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2006년 이스라엘은 레바논을 공격, 어린이와 여성들을 포함해 1200명을 숨지게 했다. 당시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에 시달렸지만 정작 공격 타깃인 무장정치조직 헤즈볼라를 제거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 ‘패전’으로 올메르트 총리는 돌이킬 수 없는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이스라엘 정치권에서는 당시의 악몽 때문에 이번 가자 공격을 언제까지, 어떤 강도로 지속할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아무리 압도적 화력을 보유한 이스라엘이라 해도 가자 주민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하마스를 완전히 굴복시킬 능력은 없다. 이미 39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사망한 터라 추가 공격이 부담스럽다. 지상군까지 들여보냈다가 민간인 피해만 늘리고 하마스 제거에 실패할 경우 파장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국제사회도 이스라엘에 계속 휴전 압력을 가하고 있다. 미국·러시아·유럽연합·유엔 등 중동평화협상 콰르텟(4자기구)은 31일 가자 사태를 논의할 긴급회의를 소집키로 했다.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은 올메르트 총리에게 전화해 휴전을 촉구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파리를 방문한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을 면담한 뒤 오는 5일 이스라엘을 찾아 중재외교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곧바로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에 들어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올메르트 총리는 31일 시몬 페레스 대통령에게 “가자 공습은 장기적인 공격의 첫 단계일 뿐”이라고 보고했다. 막대한 피해를 입은 하마스도 미사일을 쏘며 보복공격에 나서고 있어 협상 분위기가 조성되기는 쉽지 않다. AP통신은 “어떤 협상을 하더라도 휴전이 오랫동안, 효과적으로 지속될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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