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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오는 15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에 불참하기로 했다.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 회의 참가차 워싱턴을 찾는 각국 정상들과도 만나지 않기로 했다고 로이터, AFP통신 등이 11일 보도했다. 미국 차기 대통령을 만나려고 줄을 선 각국 정상들을 외면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뒷처리와 거리를 두는 오바마의 속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바마의 대변인인 로버트 깁스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바마는 외국 정상들과의 만남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G20 회의에) 참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미국 대통령은 1명”이라며 조지 W 부시 현대통령이 회의를 주도해야 함을 분명히하고 “오바마는 진행되는 상황에 대해서 보고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워싱턴에 가지도 않은 채 G20 회의가 끝나는 주말까지 시카고에 머물 예정이며, 어떤 정상과도 개별적인 만남을 갖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심지어 오바마의 측근 보좌진들조차 워싱턴 회의장 주변에는 얼씬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가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의 수습책을 논의하기 위한 이번 회의와는 선을 긋고 있으며, 당분간은 글로벌 경제시스템보다는 ‘미국의 경제위기’를 해결할 방법을 찾는데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캠프는 신용위기를 불러온 금융 규제 완화와 부유층을 위한 감세조치 등 부시행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을 이번 위기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당장 미국 내 실업률이 치솟고 소비 침체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외교적인 행사에 얼굴을 내밀기보다는, ‘미국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착실히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는 편이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럿거스대학 정치학교수 로스 베이커는 깔끔한 성격의 오바마가 “취임 선서도 안 한 상태에서 대통령 행세를 하는 것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레지널드 데일 연구원도 “G20 행사장에 발을 들이면 원치않는 구도에 얽혀들어갈 수 있다”며 “오바마는 ‘깨끗한 상태’에서 취임을 하고 싶어한다”고 분석했다.
당선 직후 각료진 인선안을 선보일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오바마는 아직 재무장관에 누구를 앉힐지도 정하지 못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사이먼 존슨 연구원은 “인선 작업에 매우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 같다”며 회의에 참석하고 싶어도 오바마에게 물리적인 시간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오바마 측은 이번주 안에 각료진을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 인선에 좀더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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