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이 부통령 후보 세라 페일린의 미디어 데뷔를 앞두고, 선거전략가들을 총동원해 ‘전투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페일린은 12일 밤(현지시간) 황금시간대에 편성될 ABC방송 <20/20> 프로그램 대담을 통해 대선 캠페인 미디어전에 본격 데뷔한다. 존 매케인 대선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전격 발탁되면서 미 정가의 신데렐라가 되긴 했지만, 아직까지 페일린은 미국인들에겐 미지의 인물. ABC 앵커 찰스 깁슨이 진행할 이 대담은 페일린의 진면목을 유권자들에게 보여줄 첫번째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ABC방송은 이와 별로도 사전 제작된 인터뷰 3건을 11일 밤 뉴스에서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차례로 내보낼 계획이다.
문제는 페일린이 아직 정치경험이 짧은 탓에 어떤 말 실수나 ‘사고’를 저지를지 모른다는 것. 지금까지 페일린은 산전수전 다 겪은 매케인을 늘 따라다니며 행보를 같이 했다. 이 때문에 ‘신비주의 전략’이라는 얘기도 나왔지만, 경륜 없는 페일린이 돌출행동을 했다가 미디어에 찍히는 것을 막기 위한 공화당의 고육책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 때문에 이번 대담을 앞두고 공화당은 지난 두 차례 선거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전략가들과 참모들을 총출동시켜 ‘정치인 페일린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총책임자는 2000, 2004년 선거를 총괄했던 스티브 슈미트다. 조지 부시-딕 체니의 백악관 입성 수훈갑이었던 슈미트는 지금까지 매케인 캠프를 지휘했으나 최근 페일린 쪽으로 넘어왔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10일 “부시월드(Bushworld)의 베테랑들이 페일린캠프에 총출동했다”고 전했다.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외교정책 자문위원으로 일하다 포드자동차 홍보이사로 옮겨갔던 스티브 비건은 회사를 그만두고 페일린 팀에 들어와 ‘안보정책 과외 강습’을 해주고 있다. 경제정책 과외교사는 역시 부시-체니 선거전에서 활약했던 테일러 그리핀이라는 사람이 맡았다.
공화당 주류인 ‘부시 캠프 출신들’은 ABC 깁슨 앵커의 질문 스타일을 집중분석, 페일린이 예상 밖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응할 수 있도록 철저한 사전연습을 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부통령후보 조지프 바이든 밑에서 일하다 공화당으로 노선을 바꾼 벤 포릿은 페일린에게 바이든의 약점을 어떻게 공격할지를 가르치고 있다.
매케인도 구세주처럼 등장한 러닝메이트를 위해 인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매케인의 핵심참모이자 평생 지기인 조 도너휴가 페일린을 돕고 있고, 알래스카 공화당에서도 페일린의 측근들이 대거 날아왔다.
페일린의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별도의 전략홍보팀도 꾸려졌다. 마크 파올레타 등 공화당의 여성 변호사 3명은 ‘다섯 아이의 엄마’ 페일린을 부각시키기 위한 ‘마더십 트리오’라 불린다. 공화당의 여성의원들은 ‘진실 수호대(truth squad)’를 만들어 페일린이 공격을 받을 때 동정여론을 불러일으키기로 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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