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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7주년

딸기21 2008. 9. 10.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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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미국의 심장을 강타한 9·11 테러가 일어난지 내일로 7주년이 됩니다. ‘팍스 아메리카나’ 체제를 뒤흔든 당시의 충격파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알카에다와 오사마 빈라덴을 잡겠다며 ‘대테러 전쟁’을 일으킨 뒤 “세계는 더 안전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전쟁은 지난 7년간 오히려 더 많은 테러를 불러왔고, 미국의 ‘일방주의’ 속에 세계는 갈등과 대립의 장이 되어버렸지요. 알카에다는 건재하며, 미국은 전쟁의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9.11테러 7주년>을 생각하다 보니 가슴이 답답하네요.


세계는 안전해졌나

부시 대통령은 9·11 추모일을 앞두고 미국인들에게 테러 뒤 보여줬던 애국심과 단결, 자원봉사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길 것을 강조했다고 AP통신이 8일 보도했습니다. 부시는 이날 백악관 남쪽 광장에서 연설하면서 “9·11 이후 1년 동안 미국 전역에서 연인원 6000만명이 테러범들의 공격에 맞선 발런티어(자원봉사자) 정신을 보여줬다”면서 “퇴색해 가는 9·11의 기억을 다시 일깨워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부시가 공언했던 것처럼 미국이 9·11 이후 대테러 전쟁에 승리해 세계가 더욱 안전해졌다고 믿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부시가 테러공격 두 달만에 아프간 전쟁을 일으키자 미국 내에서 그의 지지율은 90%에 육박했었지요. 그러나 이후 일어난 미국의 변화는 ‘안전’이나 ‘평화’와는 거리가 먼 것이었습니다.
정보기관들은 경쟁하듯 테러범들을 잡는다며 도청을 일상화하고 외국계 이민자들에 대한 강압적인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테러용의자 ‘고문 논쟁’에서 보이듯 인권침해가 갈수록 더해갔고, 미국은 외국인들이 쉽사리 찾아가기도 힘든 ‘안보 기지’로 변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국 일방주의에 지친 세계

세계에 문을 닫으면 닫을수록 미국의 일방주의는 강해졌습니다. 더불어 세계가 미국을 바라보는 시선도 차가워졌습니다.
9일 뉴욕타임스는 ‘아랍권 이슬람국가인 이집트 카이로에서 바라본 9·11과 미국’을 담은 기사를 실었습니다. “9·11의 책임은 미국에 있다는 것이 이슬람권의 공통된 시각”이라고 신문은 전합니다. 9·11 테러의 배후에 미국 정보기관이 있다는 ‘음모론’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굳이 음모론이 아니더라도, 세계인들 중 상당수는 “대규모 테러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미국이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습니다. 쿠바 관타나모 미군기지 포로수용소의 열악한 실태,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인권침해 사건 등은 ‘인권국가 미국’에 대한 환상을 깨는데 일조했으며 범이슬람권의 반미감정에 불을 질렀지요.

더욱이 미국의 공격 속에서도 알카에다는 건재합니다.
알자지라방송은 8일 알카에다 2인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의 모습과 목소리를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했습니다. 이 테이프에서 자와히리는 9·11 7주년을 자축하면서 서방의 ‘십자군 전쟁’을 맹비난했습니다.
빈라덴과 자와히리는 아프간과 파키스탄이 만나는 토라보라 산악지대에 여전히 숨어 지내며 알카에다를 조종하고 있습니다. 올들어 미 중앙정보국(CIA) 등은 “알카에다가 다시 살아나 세력을 키우고 있다”는 보고서를 잇달아 내놨었고요.

대테러전으로 알카에다가 사라지기는커녕 지난 몇년 동안

인도네시아 발리 연쇄테러(2002·2005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연쇄테러(2003년)
모로코 카사블랑카 자폭테러(2003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매리엇 호텔 테러(2003년)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폭탄테러(2004년)
영국 런던 지하철 연쇄테러(2005년)
인도 열차 연쇄테러(2007년)


한번에 수십~수백명을 살해하는 대형 테러가 잇달아 일어났습니다.

대테러전 수렁에 빠진 미국

미군이 변변한 무기도 없는 아프간을 공격해 탈레반 정권을 몰아내는 데에는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전쟁은 7년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7년! 어느새 아프간전이 이렇게 되었네요.
당초 전망과 달리 이제는 이라크전이 아닌 아프간전이 ‘제2의 베트남전’으로 변해버린 양상입니다. 탈레반 지도자 물라 오마르는 칸다하르 일대를 활보하고 있습니다. 반군은 동남부 산악지대를 벗어나 수도 카불 가까이로 세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전선은 어느새 파키스탄까지 확장됐습니다. 미군과 다국적군은 게릴라전에 공습으로 맞서며 애꿎은 민간인들을 계속 희생시키고 있지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등에 따르면 미국의 아프간·이라크 전비는 최대 3조 달러(약 3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소모적인 대테러전 문제는 올 미국 대선 캠페인에서도 최대 이슈 중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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