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이라크가 안전하다고?

딸기21 2003. 10. 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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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일이면 미군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점령한지 6개월이 된다.
미국은 이라크전을 당초 예상보다 조기에 끝내고 화려하게 `종전 선언'을 했지만 이라크 재건 작업은 아직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치안문제. 현지에 파견된 우리 정부 조사단은 "안전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보고서를 내놨지만 외신을 통해 들려오는 상황은 정반대다.


"점령군을 공격하라"

미 국방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이라크전쟁이 발발한 3월20일 이후 5일까지 미군 사망자는 317명이다. 절반이 넘는 179명은 5월1일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의 종전 선언 이후에 숨졌다. 부상자는 1700여명을 웃돈다. 영국군은 50명이 숨졌고, 덴마크군과 우크라이나군도 1명씩 사망했다.
점령군을 위협하는 것은 소규모로 도발해오거나 자살폭탄테러를 가하는 게릴라 잔당들의 공격이다. 앞서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5일 미·영 점령군을 노린 공격이 9월 이후 크게 늘어 하루 20건이 넘고 있다고 유엔 현지사무소 보고서를 분석, 보도했었다. 게다가 총격전 수준이던 반군의 공격은 7월 이후 박격포·대공화기 공격과 사제폭탄을 이용한 매복공격 쪽으로 바뀌었다. 미군만을 공격의 대상으로 삼았던 반군들이 외국군 전체를 공격하려 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전쟁 발발 전부터 미국 편에 섰던 스페인은 이라크에서 반군들의 공격대상으로 지목됐다.

주민 소요와 혼란

바그다드 시민 살만 카심은 "미군도, 경찰도 안전을 책임져주지 않기 때문에 어두워지면 집 밖으로 나갈 수도 없다"면서 "바그다드 전체가 밤에는 거대한 감옥"이라고 전한다. 바스라와 키르쿠크, 모술 등 대도시에서는 에너지난을 못견딘 주민 소요가 반복되고 있다. 바그다드와 남부 바스라에서는 지난 4일과 5일 체불임금을 달라고 요구하는 이라크 퇴역군인들과 미군 사이에 충돌이 벌어져 수십명이 죽거나 다쳤다. 영국 BBC방송은 6일 환각제 따위가 무단 유통되는 것도 범죄가 늘어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후세인 정권 시절 두드러지지 않았던 이슬람 종파간 갈등과 쿠르드-아랍 간의 종족갈등도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인프라 복구와 새 정부 수립은 언제쯤

혼란의 근본적인 원인은 재건의 `일정표'가 계속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 가장 중요한 석유생산시설이 복구되지 않고 있다. 미군은 후세인 잔당이 송유시설을 파괴하고 있다며 공중저격부대까지 배치했지만, 10년에 걸친 금수조치로 산유능력 자체가 많이 떨어져있어 단기간에 수출을 늘리기에는 애초부터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 많다.
새 정부 수립일정도 계속 늦춰지고 있다. 미국은 새 헌법을 만드는데 6개월에서 1년 정도가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제2의 베트남'이 될 것인가

미 의회에서는 이라크의 상황이 70년대 베트남전 당시와 비슷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런가 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6일 "(미국이) 옛 소련이 아프간에서 겪은 것 같은 장기간의 무익한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2의 베트남'이 됐건 `제2의 아프간'이 됐건, 미국이 `수렁'에 빠져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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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받는다 -_-

이게 나라냐? 자기 국민 목숨을 뭐같이 아는 게 국가이고 정부냐?
우뛰...
언놈이 이라크가 안전하다고 한겨? 그런 놈들은 혀를 잘라야 한다.

파병? 좋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미국 눈치를 봐야 하는 처지다, 그러니 보내자.
뭐 정부가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고, 파병을 결정할 수도 있다.
나 개인적으론 반대하지만, 뭐, 난 대통령이 아니니깐, 아무튼.

그런데 정부 현지조사단이 이라크가 안전하다고 했다는데.
오늘 외신들을 쭉 보다 보니, 정말 열받아서 못참겠다.

며칠전에 아사히신문이 분석했지만 9월 들어선뒤 다국적군 겨냥한 공격이
하루 평균 23건이라고 한다. 월 평균이 아니고 하루 평군이다.
그리고 어제 하루 동안에만, 이라크 북부 티크리트에서 미군을 노린 공격이 5건 있었다.

오늘은 바그다드에서 폭탄테러가 또 일어나서 9명이 죽었댄다.
더 심각한 건-- 다국적군을 파병한 스페인의 외교관이 바그다드에서 암살됐다.
군대 파병한데 대한 보복 암살이다. 이라크 주재 스페인 대사관 공보담당관이
아침에 집에서 문을 나서자마자 총 맞아 죽었댄다.
우리 외교관이 죽지 말란 법 없다.

오늘 우리 신문 정치면 기사를 보니깐
우리 정부에서 '1만명 파병론'이 나오고 있단다. 많이 죽지 않으려면, 아예 많이 보내자는
그런 논리라고 한다. 그래, 그럴 수도 있지. 떼로 우르르 몰려다니면 덜 죽을지도.
근데 우리 군대를 파병할 경우 예상 주둔지역이 이라크 북부의 모술, 키르쿠크 주변이란다.

지금 영국군을 비롯한 이른바 '라틴 여단'은 이라크 남부 바스라 근처에 몰려 있다.
남부는 원래부터 사담 후세인에 대한 반대감정이 심했던 곳이다.
거기는 기껏해야 전력난에 항의하는 소요, 혹은 쉬아-순니 충돌 정도가 일어나는 곳이다.
그런데 북부는 다르다. 후세인 고향인 티크리트는 당근 후세인 잔당들의
게릴라전이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다.
키르쿠크는 어디냐면, 세계 최대의 유전지대다. 이라크에서 바그다드 다음으로 큰 도시인
모술은 키르쿠크 근처에 있는데 거기도 한 석유 한다.
근데 거기가 보통 복잡한 곳이 아니다. 종족도 쿠르드-아랍 섞여있고
종교도 쉬아-순니 섞여 있어서 원래부터 갈등이 많다.
그래서 요새 미군 죽는 거 보면 대부분 북부지역에서 죽는다.

터키가 1만명 정도 보낸다고 했는데, 쿠르드족이 워낙 터키를 싫어하기 때문에
갈등 소지를 막으려고 북부에는 안 보낸단다.
일본이 자위대를 몇백명 보내는데, 바그다드 비롯한 중부에 배치하려다가
너무 위험해서 쫌 안전한 남부로 바꾸려고 한단다(오늘자 아사히 보도)
친미국가 포르투갈은 기껏 130명 보내면서, 오늘 세번째로 연기했다.
이유는 좀 웃기다. 같이 가기로 한 이탈리아군이 준비가 덜 됐다나.
얘네들은 다 남부 라틴여단인지 머시긴지 거기에 집어넣는다고 했다.

왜 우리가 북부에 보내는데? 모술이 안전하다고?
어떤 미친놈이 그런 귀신 씨나락까먹는 소리를 하는 거냐고.
우리가 뭣때문에 젤 위험한 북부에, 후세인 고향땅에, 석유땜에 치고박고 하는 곳에,
미군도 젤 많이 공격받는 곳에, 후세인이 숨어있다고 허구헌날 작전 벌어지는 곳에,
무려 5000~1만명을 보내야 하느냔 말이다.

안전하다고? 그렇게 쓴 놈부터 한번 가봐라.
올봄에 국방연구원 국방정책실장이랑 밥을 먹었는데, 이 아저씨도 아주 보수적이고
당연 예상되겠지만 파병론자다.
그런데 자기도 인정한다. 우리 군대는 전쟁 혹은 전투를 치러본 경험이 없다고.
띠발 미군은 맨날 하는짓이 싸움질이다. 근데 우리 군인들이 언제 싸워봤나.
그 잘난 미군들도 이라크전쟁 할 때 모래바람 한번 부니까 헬기들 우르르 떨어졌다.

우리 군인들이 이라크 가서 몸팔아 돈을 벌어온다고?
그래, 벌어오면 좋지. 몸 팔았으면 돈이라도 벌어와야지. 아무렴, 목숨값인데.
그런데 부시가 지난번에 의회에서 이라크 전후처리 예산 850억 달러를 얻어냈는데
이걸로 미군 주둔비용 대야지, 인프라 복구 해야지,
군대 보낸 나라들한테 줄 떡값이 없댄다. 미국 언론들이 하는 얘기다.
울나라 정부는 "미국이 추진하는 세계질서의 전략적 재편 흐름에서 소외되면 안 된다"고
아주 끝내주게 멋진 말을 하고 있는데.
그래, 세계질서의 재편 흐름에서 소외되면 안된다.
당연하다. 눈칫밥으로 반세기를 살아온 우리나라가 아니던가.

그러니까 내 말은, 다 좋으니, 가능하면 안 보내고,
보내도 되도록 쪼금 보내고, 되도록 늦게 보내고, 되도록 안전한 곳에 보내자 이거다.
최소한 그렇게 노력하는 흉내라도 내봐라, 이놈의 정부야. 이 띠발놈들아.

  그러게... 2003/10/09 x  
  끄덕끄덕... 2003/10/09 x  
  정말... 2003/10/09 x  
  헛, 집에 와서 다시 읽어보니 내가 넘 흥분해서 썼구만 ^^;; 2003/10/09 x  
  그래서 더 다가와요 2003/10/09 x  
  미쳤어요 다 미쳤어. 2003/10/09 x  
  딸기님 얘기가 너무너무 현실적인 얘기로 들리는게..쩝... 2003/10/10 x  
  이런 글은 왜 신문에 안 실리는 걸까요? 2003/10/10 x  
  저렇게 쓰면...독자투고로도 안 넣어줄걸요 ^^ 사실 저런 얘기가 신문에 안 나오는 것은 아니예요 하지만 너무 점잖은척 하고 쓰다보니, 말을 비비 꼬아서, 본질을 모르게 만들어버리는 거죠 2003/10/10 x  
  맞어 맞어. 우우으으으. 부르르. 2003/10/10 x  
  그래서 난 점잖은 '척' 하는 사람이 싫어... 나처럼 그냥 점잖다면 또 모를까... (움찔...) 2003/10/10 x  
  그래, 니가 젊잖지. 2003/10/10 x  
  이라크 파병 문제서 부터, 용산 기지 이전 무슨 합의각서인지 까지...미국, 정말 해도해도 너무 하네요. 우리 정부는 도대체 뭘 하는지... 예전 정부야 정통성이 없어서 미국한테 기대서 겨우 정권을 유지해야 했으니까 눈치보고 빌빌거렸다고 치고, 지금은 도대체 뭡니까? 물론, 경제니 시장이니 미국 눈치를 완전히 안 볼수는 없겠지만, 좀 어떻게 여우같이 구렁이같이 능수능란하게, 어떻게 좀, 제발 좀, 잘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알아서 잡수쇼..하고 먼저 머리를 조아릴 것 까진 없잖아요. 2003/10/10 x  
  노무현이 재신임을 받겠다고 하던데... 2003/10/10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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