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잠보! 아프리카

아프리카 또다시 기근 먹구름

딸기21 2008. 7. 2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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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가 급등에 가뭄 같은 자연재해까지 겹치면서 기근의 먹구름이 다시 아프리카를 덮기 시작했다. 사하라의 남진(南進)으로 사막화된 중서부 건조지대에서 동아프리카까지, 곳곳에서 2000만명 이상이 식량위기로 고통을 겪고 있다.


상황이 가장 심각한 곳은 동아프리카 '아프리카의 뿔' 지역. 세계식량계획(WFP)은 22일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케냐, 우간다, 지부티 등 이 일대 5개국에서 1400만명이 기근 위기를 맞고 있다고 밝혔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1980년대 최악의 기근을 겪은 에티오피아에서는 460만명이 구호 식량에 의존하고 있고, 그 외에도 570만명이 추가 원조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WFP는 에티오피아 인구의 12%가 원조로 목숨을 부지하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기근의 가장 큰 이유는 가뭄이다. 원래 에티오피아에는 3~5월 '벨그'라 불리는 예비 우기(雨期), 7~10월 '메헤르'라는 본격 우기가 오는데, 올들어서는 건기(乾期)만 내리 이어졌다. 거기에 세계적 곡물가 급등이 겹쳐 기근이 심화된 것이다. FT는 "아디스아바바의 경우 밀가루 산매 가격이 올들어 150% 올랐다"고 보도했다.

소말리아는 가뭄에 국가 기능 마비까지 겹쳐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소말리아에서는 1990년대 초반 기근으로 수십만명이 목숨을 잃은 바 있다. WFP는 "지금 추세 대로라면 소말리아는 당시와 같은 대기근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구호식량 배급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1일 수도 모가디슈 근방에서 식량을 배급하던 WFP 협력 구호기구 요원이 이슬람 무장세력에 사살됐다. 구호요원이 희생된 것은 올들어서만 5명째다. 소말리아 구호활동을 담당하고 있는 WFP의 피터 고센스는 "구호 식량의 90%가 선박으로 공급되는데 해적떼가 설쳐 식량 운송조차 쉽지 않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올들어 소말리아 해상에서 구호 선박이 습격을 당한 것도 24차례나 된다.



주변국들보다 상대적으로 경제가 발전한 케냐, 우간다도 가뭄을 피해가진 못했다. 탄자니아 신문 '더 시티즌'은 탄자니아 정부가 케냐에 밀 수천을 긴급 공수키로 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정정 불안에 가뭄이 겹쳐 사정이 급해진 케냐가 빈국인 탄자니아에서 식량을 꿔올 처지가 된 것이다. 하지만 케냐는 여전히 18만이상의 밀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철권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과 야당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짐바브웨에서도 500만명이 식량원조를 받아야 하는 처지다.
 
중서부 아프리카에서는 지구 온난화로 니제르강과 차드 호수 같은 대규모 수원이 말라붙고 사하라 사막이 확장되면서 차드, 나이지리아, 니제르 등이 상시적 가뭄과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3년전 대기근으로 수십만명이 숨진 니제르에서는 112만명이 유엔과 적십자사 등의 구호품으로 연명 중이다.
지난 20일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은 1990년대 내전을 피해 해외로 떠난 시에라리온 국민들의 '난민' 자격을 내년부터는 인정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유엔 지원이 사라질 경우 가나, 기니 등에 있는 시에라리온 난민촌 주민 수만명도 극도의 빈곤과 식량난에 시달리게 될 우려가 크다.

미국 정부 산하 구호기구인 US에이드(USAID)와 WPF 등에 따르면 현재 세계적으로 20개국 이상이 식량 위기를 겪고 있다. 아프가니스탄과 아이티, 과테말라 등 몇몇 나라를 제외하면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들이다. 북한은 미국의 긴급 식량 지원과 감자·보리 등의 수확 덕분에 최악의 상황은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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