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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레이디 후보들, 그리고 '미셸 마녀사냥'

딸기21 2008. 6. 1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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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후보로 나선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경제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는 동안, 두 후보의 아내인 미셸 오바마와 신디 매케인의 `퍼스트레이디 경쟁'에도 막이 올랐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화려한 외모와 눈에 띄는 경력을 자랑하는 두 여성을 집중 분석하고 있네요. 공화당과 보수 언론들은 특히 미셸을 향해 본격적으로 포문을 열고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드러븐 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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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내조 경쟁'


미셸은 오는 13일 남편과 함께 오하이오주를 방문, 경제침체로 타격을 입은 노동자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할 예정입니다. 하버드 법대 출신 변호사인 미셸은 유창한 말솜씨에 남편 못잖은 카리스마로 유세 때마다 인기몰이를 해왔지요.
미셸은 바쁜 유세 일정을 쪼개 18일에는 abc방송의 인기 토크쇼 `더 뷰'에 `게스트 진행자'로 출연, 재치와 말솜씨를 선보인다고 하는데요. 당초 방송사 측은 미셸을 게스트로 출연시켜 집중 대담을 벌일 계획이었으나 미셸이 스스로 진행을 맡겠다며 프로그램 내용을 바꿔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유는 지난 4월에 신디가 이 프로그램의 게스트 진행자로 출연했었기 때문. 두 사람의 은밀한 경쟁을 보여주는 에피소드이겠지요.

양당 후보가 정해지자 미국 언론에서는 미셸과 신디의 상반된 성장과정과 경력이 단골 비교대상으로 등장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11일 `미셸과 신디는 대조적인 연구 사례'라면서 두 사람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집중 분석했습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셸과 신디는 모두 남편이 대권 야망을 보이기 시작할 때 대선 출마에 반대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두 사람은 그러나 일단 캠페인이 시작되자 특유의 활기로 캠페인에 `매력'을 부여하는 스타일리스트가 됐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50대 나이에도 모델같은 몸매를 자랑하는 신디는 얼마 전 패션잡지 `보그'에 등장해 눈길을 끈 바 있고(신디는 '제로 사이즈 청바지'를 입고 다닌다는군요 ㅎㅎ), 미셸은 지난해 `배니티페어'가 뽑은 `세계 10대 베스트드레서'에 꼽혀 화제가 됐었습니다.

엘리트 커리어우먼 vs. 미모의 상속녀

그러나 패션감각을 제외하면 두 사람의 스타일은 전혀 다른 것 같습니다. 서민가정 출신의 흑인여성으로서 미국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 새로운 롤 모델이 되고 있는 미셸은 적극적으로 유세 현장을 돌며 남편을 돕는 최대의 원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반면 유명 식품유통업체 헨슬리의 상속자로 잘 알려진 신디는 미셸과는 사뭇 다른 `조용한 내조'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성격도 그런 것 같고, 또 눈에 띄는 것이 역시나 미국 보수파들에겐 밉보일 수 있다는 생각도 있을 것 같고...
대학 시절 헨슬리 집안의 경영수업을 마다한채 장애인, 아동환자를 돕기위한 재활치료 공부를 하고 특수교사로 일했던 신디는 남편 뒤에 머문 채 꼭 필요한 순간에만 나타납니다. 하지만 퇴역장교 매케인이 애리조나주에서 정치인으로 성공하기까지는 신디와 신디 집안의 재정적 지원이 절대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디는 올초 유명 출판사 펭귄북스로부터 매케인과 함께한 인생을 회고록으로 펴내자는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대신 매케인과 신디 사이에서 태어난 큰딸 메건(24)이 아버지의 정치 인생을 예찬하는 책을 펴내기로 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습니다.

보수파들 "미셸을 공격하라"

우익잡지인 내셔널리뷰는 최근호에서 얼굴을 찡그린 미셸의 사진을 내세우며 `불만 부인(Mrs. Grievance)'라 비아냥거리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독설로 유명한 한 미셸 몰킨(하필 이 자도 이름이 미셸이네요)이란 놈은 "미셸은 오바마의 쓰디쓴 반쪽"이라고 비꼬았다. 테네시주 공화당은 미셸이 지난 2월 "미국이 자랑스럽게 느껴진 것은 처음"이라 발언하는 장면을 편집, "우리는 항상 미국이 자랑스러웠다"며 공화당의 `애국심'을 강조한 동영상을 웹에 올렸습니다. 오바마를 비난해온 우익사이트 `오바마파일닷컴'은 미셸이 인종주의 논란을 불러온 제레미아 라이트 목사처럼 백인들에 대한 증오심을 갖고 있다는 소문을 유포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공화당과 보수언론들의 `미셸 깎아내리기'를 전하면서 "그들은 힐러리 클린턴과 테레사 하인즈 케리(존 케리 전 민주당 대선후보 부인)를 미워했듯 이제는 미셸 오바마를 미워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정작 유권자들은 미셸에 대한 인신공격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지만, 보수파들의 흡집내기 시도는 캠페인 기간 더욱 강도를 더해갈 것으로 보입니다. 뉴욕타임스의 유명 여성 컬럼니스트 모린 다우드는 11일자 컬럼에서 "클린턴이 내려앉자 공화당은 이제 미셸 악마만들기를 통해 또다른 마녀사냥을 시도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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