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시아파 성직자의 죽음

딸기21 2003. 8. 3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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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중부 이슬람 시아파 성지 나자프에서 29일 사상 최악의 차량폭탄테러가 발생, 최소 82명이 숨졌다. 이 테러로 미국의 전후재건 작업에 협력해온 명망있는 시아파 지도자 아야톨라 무하마드 바키르 알 하킴이 숨졌다. 미국의 과도정부 수립 계획은 그의 사망으로 최대 시련을 맞게 됐다.

금요일의 대폭발

바그다드 유엔사무소 폭탄테러가 일어나고 열흘만인 29일, 나자프의 이맘 알리 모스크에서 차량폭탄테러가 일어났다.

이날은 이슬람의 금요 대예배일이었고, 알 하킴(사진)은 설교를 마치고 돌아가던 중이었다. 마침 그의 이날 설교내용은 이라크의 단결을 호소하고 아랍국들에 복구 지원을 촉구하는 것이었다니 아이러니다.
알 하킴이 승용차에 타려는 순간 차에 설치돼 있던 폭탄이 터졌다. 현장은 시신 조각들로 뒤덮였고 알리 모스크도 파손됐다. 이 사원은 이슬람 시아파 최고 성지 중 하나이기 때문에 미군도 이 사원만은 테러공격을 피할 것으로 보고 병력을 배치하지 않았었다.

폭발로 최소 82명이 숨졌고, 200여명이 부상했다. 이날 테러는 지난 10년간 중동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중 최대의 사상자를 냈다. 이슬람권 전역은 유서깊은 사적이자 성지인 알리 모스크에서 테러가 일어난 것에 큰 충격을 받은 표정이다.
알리 모스크는 근처 케르발라에 있는 후세인 모스크, 압바스 모스크와 함께 시아파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성지다. 시아 뿐 아니라 순니들에게도 이 곳은 중요한 곳이다. 무슬림들에게 이 곳에서 테러가 났다는 것은, 유엔본부나 미국 시설에 대한 테러와는 질적으로 다른 문제다. (사실 나도 충격을 받았다. 작년 가을에 여기 들렀었는데 그 아름다운 모스크가 파손되다니)

종교전쟁 벌어지나

이날 테러는 명백하게 알 하킴을 겨냥한 것이었다. 알 하킴은 전부터 살해 위협을 받고 있었으며, 지난 22일에는 그의 삼촌이 테러 공격을 받기도 했다.
테러 주범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미군은 ▲알 하킴이 미군에 협조한 것에 반발한 시아파 과격세력 ▲시아파 득세에 반대하는 순니파 무슬림 ▲사담 후세인 잔당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미군은 시아파 양대세력인 다와당(黨)과 알 하킴이 이끄는 이라크이슬람혁명최고위원회(SCIRI) 사이에 갈등이 있어왔음을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후세인 정권의 극심한 탄압을 받아왔던 나자프의 시아파들은 후세인 잔당의 소행이라고 주장한다.
시아는 `시아 알리'(알리를 따르는 사람들)에서 나온 말이며, 알리 모스크는 바로 그 알리를 모시는 사원이다. 아무리 과격 시아파라도 알리 모스크를 파괴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며, 테러 수법도 게릴라 잔당이 쓰는 방식과 비슷하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일부 시아 무슬림들은 과도정부에서 시아파의 영향력에 타격을 주기 위해 순니파가 저지른 공격으로 보고 있다.

수렁에 빠진 미국

테러를 누가 했든 미국이 추진하는 과도정부 수립계획은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됐다. 지난달 출범한 과도통치위원회의 최대 협력세력은 알 하킴의 그룹이었고, 나머지는 정파·부족별 군소집단들이었다. 알 하킴의 사망으로 과도통치위 안에는 이라크 국민들에게 신망을 얻고 있는 인물이 사라졌다.

시아파 내부의 소행이든 순니파의 소행이든, 종교 종파간 갈등은 피할 수 없게 돼버렸다. 인구의 65%를 차지하는 시아파 내에 엄청난 권력공백이 생기면서 권력투쟁과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사회에서는 미국의 관리 실패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이고, 미국의 전후관리는 갈수록 힘들어질 것이 뻔하다.

(테러현장 사진을 하나 올릴까 했었다. 그런데 로이터사진을 띄웠다가 너무 끔찍한 장면을 보고 그냥 창을 닫아버렸다.)

  정말 누구의 소행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누구에게 이익이 되는 건지도 모르겠구요. 다만 직감으로는 '미국에 반대하는 세력'일 거라는 추측밖에는... 그러면 미국은 이라크를 어떻게 할 것인가? 내전을 이끌어 내어 '부당이득'을 챙기려는 속셈인가? 사실 그런 시나리오가 있다는 소릴 바그다드에서도 들은적이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정말..... 정말이지.... 비극은 시작되는 건데..... ㅜㅜ 2003/08/31  
  역시... 2003/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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