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리비아, 족쇄 풀리나

딸기21 2003. 8. 27.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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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국과 리비아가 1988년 팬암여객기 폭파사건(로커비사건) 피해보상안에 최종 합의했다. 유엔은 협상 타결에 따라 리비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이른 시일내 해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영국, 리비아는 12일 영국 런던에서 최종협상을 갖고 리비아가 로커비사건 유족들에게 총 27억달러를 지급한다는 보상안에 서명했다고 유엔 외교관들이 13일 전했다. 리비아 정부는 며칠 내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폭파사건에 대한 '책임'을 다 했으며 ▲향후 테러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낼 예정이다. 안보리는 이르면 다음주초 회의를 열어 리비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풀어줄 예정이다.

3국은 1년간의 협상 끝에 지난 3월 보상액 규모에 합의했으나 미국이 리비아측의 테러근절 노력이 불충분하다고 주장, 타결이 미뤄져 왔다. 이번 런던 협상에서 보상 방식등에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10여년을 질질 끌어온 로커비 사건 처리가 완료될수 있게 됐다. 협상 과정을 지켜본 유엔 외교관은 "3국은 거의 모든 사항에 합의했으며, 이제 로커비 문제는 끝난 셈"이라고 말했다. 사망자 270명의 유족들은 스위스 은행에 개설된 계좌를 통해 1000만달러씩을 받게 된다. 그러나 즉시 지급되는 보상금은 20% 정도이고, 향후 미국이 금수조치를 철회할 때 60%, 미 국무부가 `테러지원국가'명단에서 리비아를 제외할 때 나머지 20%를 받는다.

미국이 유엔 제재를 풀어주는데 합의한 것은, 리비아가 거액의 보상금을 내놓기로 함으로써 더이상 제재를 고집할 명분이 사라졌기 때문. 미국은 리비아를 `테러지원국가'에 포함시키고 유엔을 통해 고강도 제재를 가해왔지만 리비아가 로커비 사건을 배후지원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또 리비아산 원유 수입을 원하는 미국 에너지기업들 쪽에서 제재 해제 요구가 빗발쳤었다.
리비아는 이번 합의로 테러국가의 오명을 씻고 15년만에 국제사회에 복귀하려는 기대감에 가득 차있다. 리비아는 아랍권에 편향됐던 외교의 방향을 바꿔 아프리카연합(AU) 구상을 주도,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화하면서 최근 활발한 외교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미국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유엔 인권위원회 의장국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매파들은 여전히 리비아에 대한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양국 관계가 급진전할 것으로 기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많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로커비 사건이란

1988년 영국 런던에서 미국 뉴욕으로 향하던 팬암 103 여객기가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폭발, 270명이 사망한 사건. 미국과 영국은 리비아인 압둘 바셋 알 메그라히와 알 아민 할리파 등 2명을 테러용의자로 지목했으나 네덜란드에 설치된 로커비사건 특별법원은 지난 2001년 알 메그라히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했다. 알 메그라히는 현재 종신형을 선고받고 영국 글래스고의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로커비사건 일지

▲1988.12.21 팬암 103기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폭발, 270명 사망
▲1991.11.14 미국·영국, 리비아인 2명 테러연루 의혹 제기
▲1992.3.31 유엔 안보리, 리비아에 테러용의자 인계 요구 결의안 채택
▲1992.4.15 유엔, 리비아 경제제재 시작
▲1998.8.24 미국·영국·리비아, 네덜란드에서 재판 진행키로 합의
▲1999.4.6 테러용의자 2명 기소
▲2000.5.3 재판 시작
▲2001.1.31 재판부, 테러용의자 1명 종신형·1명 무죄 판결
▲2002.2.28 리비아정부, 희생자 유족들에 보상 용의 언급
▲2003.3.11 미국·영국·리비아, 피해보상금 협상 합의
▲2003.8.12 안보리 제재 해제 전제로 피해보상안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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