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부터 줄여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살고 있는 36살 주부 테레사 파크스는 2006년 대출을 받아 교외에 집을 샀다. 지금까지는 매달 669달러를 빚갚는데 써야 했지만 올여름부턴 188달러를 추가로 더 내야한다. 세 딸을 키우고 있는 파크스는 "쇼핑을 줄이고 외식 횟수도 줄이기로 했지만 10대 소녀들인 딸들에게 검약을 강조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주택시장 침체와 소비 부진, 금융기관 부실화 등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면서 미국 가정들에도 경제위기 여파가 미치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가정들이 과거엔 염두에 두지 않았던 `예산'이란 것을 생각하기 시작했다면서, 장바구니에서부터 돈 씀씀이를 줄이기 시작한 미국인들의 달라진 풍속도를 전했다.
올해의 트렌드는 `긴축'
메릴린치의 경제분석가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미국인들은 결코 소비 행태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들 했지만 지금 소비자들은 그런 예측을 뒤집고 있다"며 "미국 가정에 근검절약이 살아나고 낭비가 줄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메릴린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전체 소비의 70%는 일반 가계소비이고 그중 30%는 `재량소비', 즉 꼭 필요하지 않은 부문의 소비에 속한다. 이런 소비가 줄어들기 시작한 것. 시사주간지 타임은 `올해의 새로운 트렌드' 중의 하나로 `긴축'을 꼽으면서 "1980년대 초반 불황 이후로 씀씀이를 늘리기만 했던 소비자들이 힘겨운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알파맘'과 `알파걸'에 이어, 알뜰하고 현명하게 돈 쓰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알파 소비자(alpha-consumer)'라는 말도 생겨났다.
빚과의 전쟁
미국 가정의 최대 현안은 씀씀이 줄이기와 `빚 탈출'이다. 금융전문사이트 뱅크레이트닷컴에 따르면 미국인들 중에 미래를 걱정해서 저축을 하고 있다는 사람들의 비율은 56%로 절반을 조금 넘는데 그치고 있다. 반면 빚 규모는 엄청나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미국 전체 가계부채 규모는 전체 가계 연간 순소득의 1.4배에 이른다. `신용'으로 표현되는 카드 지출과 대출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 가정들은 다달이 소득의 14.3%를 빚 갚는데 쓰고 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이후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미국인들 사이엔 빚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줄일 것인가 하는`빚테크' 기법들이 각광받고 있다. 매스컴은 연일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빚 관리 방법을 소개하고 있으며, 빚 탈출 비법을 소개하거나 대출금 관리 상담을 해주는 블로그 등 인터넷 사이트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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