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통치는 내가 한다, 몸만 대라

딸기21 2003. 8. 2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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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유엔에 이라크 파병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각국이 반발하고 나섰다.
러시아와 프랑스, 독일은 이라크전쟁과 전후재건 과정 내내 일방주의를 고집해온 미국이 위험부담만을 분담하려 한다며 비난했고, 다국적군 참여를 긍정적으로 고려했던 인도, 터키도 테러 여파로 파병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유엔 주재 프랑스대사 미셸 두클로는 "이라크가 테러리스트들의 무대가 된 것은 불행한 일이지만 파병문제는 시간을 갖고 검토해봐야 한다"면서 "짐을 나누려면 정보와 권위도 나눠야 할 것"이라고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도미니크 드 빌펭 프랑스 외무장관과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은 21일 밤 프랑스 파리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공동 대응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유엔주재 러시아대사도 볼프강 트라우트바인 독일대사와 만나 "군사적 측면 뿐 아니라 '정치적 영역' 전반에서 유엔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눴다. 이라크전쟁 전 '반미 연대'를 구축했던 러·프·독 3국은 파병결의안에도 공동 대응할 것으로 알려져, 안보리 분열이 재연될 전망이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워싱턴과 눈에 띄게 거리를 두고 있다. 아난 총장은 "유엔(UN)을 미국(US)과 혼동하지 말아달라"면서 "유엔은 전쟁을 지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터키, 인도, 파키스탄 등에 이라크 파병을 요청했지만 이들도 자국내 반대여론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일본도 내년 이후로 파병을 연기할 방침이다. 현재 이라크내 다국적군은 폴란드군과 한국군 등을 포함해 2만2000명에 불과하다.

앞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다국적군 파병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아난 사무총장을 만났다. 미국은 존 네그로폰테 유엔 주재 대사의 주도 아래 결의안 문구작성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파월 장관은 "이라크 재건에 더 많은 나라들이 참여하도록 할 것"이라면서도 "이라크의 통치권을 유엔에 넘겨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한편 이라크 주둔 미군은 지명수배자 55명중 순위 5위였던 사담 후세인의 사촌 알리 하산 알 마지드 장군을 구금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세인 정권의 실력자였던 알리는 80년대 쿠르드족을 상대로 한 화학전을 주도, '케미컬 알리(Chemical Ali)'라는 악명이 붙었던 인물. 미군은 알리의 신병이 확보됨으로써 후세인 추적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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