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배에 인터넷을 깔다

딸기21 2001. 6. 9. 07:35
인체의 일부분을 기계화한 안드로이드, 생체기계 따위를
공상과학영화에서 많이 보신 분들!
여기에 있는 한 인간은 배에 인터넷을 깔았으니
참으로 대단한 네티즌이 아닌가요.
나는 지금 이 글을 쓰기 위해, 여덟개의 손가락으로 배를 두드리고 있다.

인체의 일부(혹은 상당부분, 혹은 전부)가 로봇화한 생물에도 여러 종류가 있으니

1) 기능적 기계인간
이른바 '후크 선장 증후군'. 인체의 일부를 기계로 대체한 것.
그러나 기계의 몫은 어디까지나 상실된 신체기능을 보전하는데 국한될 뿐,
인간의 총체적 자아와 사고기능에까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못한다.
다만 논란거리는, 기계의 범주를 어떻게 정하느냐 하는 것.
딸기의 독단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안경이나 보청기 따위를 몸에 장착해 신체 기능을 보완한 경우는
기능적 기계인간에 속하지만
빈혈약이나 혈압강하제 따위의 정제에 도움받는 경우는
기계인간이라 할 수 없다--;;

2) 인조인간 로보트
많은 이들은 저 유명한 인조인간 로보트 마징가제트를 떠올릴 것이다.
따라서 인조인간과 로봇의 정확한 차이를 알 리 없는 딸기는
두 단어를 동의어로 쓰겠다.
robot은 강요된 노동을 의미하는 체코 단어에서 나왔다.
체코의 작가 카렐 쵸펙이 1920-30년대 나치 독일에 의한
노예 노동을 묘사하는데 썼던 말이래나 뭐래나.
이 단어는 마징가의 본질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마징가는 아수라백작을 상징으로 하는 적들에 맞서 싸운다.
그러나 문제의 마징가에게는 독자적인 판단력이나 행동능력 따위는 없다.
바로 이 마징가로 인해서 우리의 뇌속에
'로봇-조종사가 조종해야 움직이는 것'이라는,
적에 맞서 싸우기 위한 무기(도구)로서의 로봇像이 굳어진 것인데
이들은 다시말하면 다른 기계보다 더 민감하고 정교하고 효율적으로
인간의 '조종'에 반응하는 기계에 불과할 뿐이다.

아이잭 애시모프는 1942년 소설을 쓰면서
'로봇'이라는 단어를 집어넣어
이 단어를 오늘날 통용되고 있는 것과 같은
멋쟁이 로보트의 이미지로 바꿨지만
외관이 아무리 인간을 흉내냈더라도 인간이 아닌 것만은 틀림없다.
하물며 동물, 생물조차 아닌 것이다.

3) 기계 생체
신세기 에반게리온처럼 정보처리능력을 갖고 있는 인공생명체.
(김청기 감독은 에반게리온에 훨씬 앞서
조종사의 태권도 상상 동작에 맞춰 직접 발차기를 하는
혁신적인 생체감응로봇 '태권브이'를 창조했지만^^)
한마디로 얘들은, '살아있다'.
인간이 창조했지만 동시에 자연상태에서의 자기번식도 가능한,
고등생물로서는 대단히 특이한 자웅동체의 생물체.
스스로 느끼고, 판단하고, 행동한다.
터미네이터같이 무서운 놈들,
공상과학소설에서 무지 좋아하는 소재인 동시에
두려움의 대상으로 그려지는 놈들이 이놈들이다. 살아 숨쉬는 기계 인간!

그럼 딸기는 저것들 중 어느 것에 해당되느냐.
장문에 걸친 헛소리를 하고 있는 딸기는
배에 인터넷을 연결시킨 노트북을 올려놓고 놀고 있을 뿐입니다요.
얼마나 심심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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