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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운동화를 샀다. 회사에 신고다니기에도 무리없도록 시커먼 색깔로 샀는데, 어제 비닐봉지에 넣어서 회사에 들고왔다. 체육부장이 지나가다 보고 <축구화를 샀냐>고 물어서, <산책용>이라고 대답했다.
(어제 집에 그걸 신고 갔는데, 내 자리에 남겨진 구두를 본 옆자리 선배는 밤늦게까지 내가 집에 안 간 줄 알았단다. 사실은 일찌감치 튀었는데...^^)
여튼, 본격 산책 겸 운동 겸 퇴근을 하기 위해 집으로 가는 길. 우선 액세서리 가게에 가서, 아지님을 쪼아 <가불로> 장만한 결혼 6주년 기념선물인 금물고기 목걸이를 찾아 아름드리 목에 걸고 나서 걸음을 재촉했다.
보통 큰길을 따라가는데, 맘 내키면 독립문 근처의 영천시장을 통과해서 가기도 한다. 실은 이 길은 내가 <선호>하는 코스는 아니다. 시장통을 지나다보면 아무래도 먹을 것들이 자꾸 눈에 들어와서, 집에 빨리 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어제도 마찬가지였다. 참으려고 했는데...그만 참지 못하고 라면집에 들어갔다. 제법 앉을 자리도 있고, 20인치짜리 TV도 있는 라면+떡볶이집. 주인 아주머니가, 다른 아주머니들과 얘기하는 걸 들어보니 영천시장에 자리잡은지도 꽤나 되는 것 같은데, 이만한 <번듯한> 가게 하나 장만하기까지 고생 많이 했을 것 같은, 그런 분위기의 가게였다.
라면만 먹으려고 했는데...역시나 참지 못하고 떡볶이까지 주문했다. 영천시장 가게들의 좋은 점은, 원래 떡볶이 한 접시에 1500원인데 "쪼끔만 주세요" 하면 1000원어치를 준다는 점이다.
사실 난 떡뽂이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워낙 매운 음식을 잘 못 먹고, 또 떡복이를 주문해서도 어묵만 건져 먹는 취향이다^^;;
그런데 이 떡뽁이가, 바로 그맛 아닌가. 생긴 것부터 예사롭지 않더니, 옛날옛날 국민학교 때 학교 앞 문방구에서 사먹던, 연탄불에 볶은 것 같은 그 맛! 시뻘건(전혀 세팅에 신경쓰지 않는 無장식의) 모양에 쌀떡볶이 흉내도 안 낸 가느다란 밀가루 떡!
맛 있어서 먹는 게 아니라, <바로 그 맛>이기 때문에 신나서 한 접시를 다 먹었다. 원래 생각은 라면 먹기 위해 조금 남기려던 거였지만...
글구 또 하나의 감동, 라면. 전혀 맵지 않은 밋밋한 맛이라서 나 이외의 사람이라면 아마 맛없다고 했을지 모르겠지만, 아줌마가 라면에다가 <김>을 뿌려주시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다꾸앙이 아닌 김치를 주시는데, 역시나 밍밍하고 시원~한, 보기에도 시커먼 것이 촌스러워 보이는 열무김치가 아닌가.
혼자 막 감동하면서 라면과 떡볶이를 뚝딱 해치웠다.
라면이랑 떡볶이 말고도 먹을 것은 많다. 도토리묵, 청포묵을 이쁘게 안 담고(좀 이쁘게 만들어도 좋을텐데) 작은 바가지에 주형처럼 떠놓은 것이랑, 미숫가루(여름에 결국 한봉지 샀다 -.-)랑, 역시나 <옛날 분위기> 나는 그 꽈배기랑 도너츠...
결국, 운동화끈을 조여매고 집으로 향했던 나의 발걸음은 한걸음 걸을 때마다 느려져서, 집에 가는데 1시간 반이나 걸렸다.
(어제 집에 그걸 신고 갔는데, 내 자리에 남겨진 구두를 본 옆자리 선배는 밤늦게까지 내가 집에 안 간 줄 알았단다. 사실은 일찌감치 튀었는데...^^)
여튼, 본격 산책 겸 운동 겸 퇴근을 하기 위해 집으로 가는 길. 우선 액세서리 가게에 가서, 아지님을 쪼아 <가불로> 장만한 결혼 6주년 기념선물인 금물고기 목걸이를 찾아 아름드리 목에 걸고 나서 걸음을 재촉했다.
보통 큰길을 따라가는데, 맘 내키면 독립문 근처의 영천시장을 통과해서 가기도 한다. 실은 이 길은 내가 <선호>하는 코스는 아니다. 시장통을 지나다보면 아무래도 먹을 것들이 자꾸 눈에 들어와서, 집에 빨리 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어제도 마찬가지였다. 참으려고 했는데...그만 참지 못하고 라면집에 들어갔다. 제법 앉을 자리도 있고, 20인치짜리 TV도 있는 라면+떡볶이집. 주인 아주머니가, 다른 아주머니들과 얘기하는 걸 들어보니 영천시장에 자리잡은지도 꽤나 되는 것 같은데, 이만한 <번듯한> 가게 하나 장만하기까지 고생 많이 했을 것 같은, 그런 분위기의 가게였다.
라면만 먹으려고 했는데...역시나 참지 못하고 떡볶이까지 주문했다. 영천시장 가게들의 좋은 점은, 원래 떡볶이 한 접시에 1500원인데 "쪼끔만 주세요" 하면 1000원어치를 준다는 점이다.
사실 난 떡뽂이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워낙 매운 음식을 잘 못 먹고, 또 떡복이를 주문해서도 어묵만 건져 먹는 취향이다^^;;
그런데 이 떡뽁이가, 바로 그맛 아닌가. 생긴 것부터 예사롭지 않더니, 옛날옛날 국민학교 때 학교 앞 문방구에서 사먹던, 연탄불에 볶은 것 같은 그 맛! 시뻘건(전혀 세팅에 신경쓰지 않는 無장식의) 모양에 쌀떡볶이 흉내도 안 낸 가느다란 밀가루 떡!
맛 있어서 먹는 게 아니라, <바로 그 맛>이기 때문에 신나서 한 접시를 다 먹었다. 원래 생각은 라면 먹기 위해 조금 남기려던 거였지만...
글구 또 하나의 감동, 라면. 전혀 맵지 않은 밋밋한 맛이라서 나 이외의 사람이라면 아마 맛없다고 했을지 모르겠지만, 아줌마가 라면에다가 <김>을 뿌려주시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다꾸앙이 아닌 김치를 주시는데, 역시나 밍밍하고 시원~한, 보기에도 시커먼 것이 촌스러워 보이는 열무김치가 아닌가.
혼자 막 감동하면서 라면과 떡볶이를 뚝딱 해치웠다.
라면이랑 떡볶이 말고도 먹을 것은 많다. 도토리묵, 청포묵을 이쁘게 안 담고(좀 이쁘게 만들어도 좋을텐데) 작은 바가지에 주형처럼 떠놓은 것이랑, 미숫가루(여름에 결국 한봉지 샀다 -.-)랑, 역시나 <옛날 분위기> 나는 그 꽈배기랑 도너츠...
결국, 운동화끈을 조여매고 집으로 향했던 나의 발걸음은 한걸음 걸을 때마다 느려져서, 집에 가는데 1시간 반이나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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