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적의 적에게 총을 주어라? 미국의 아프간 이이제이 성공할까

딸기21 2007. 11. 2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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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 탈레반과의 전쟁이 끝나기는 커녕 갈수록 전황이 악화되자, 미군이 전략을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탈레반과 알카에다의 배후 근거지가 되고 있는 파키스탄 국경지대 부족민들을 훈련시켜 무장전투요원으로 쓰겠다는 건데요. 그러나 자칫 미군이 아프간과 이라크에 이어 파키스탄 내부문제에까지 개입하게 됨으로써 오히려 진창에 더욱 깊이 빠지게 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19일 플로리다주 탬파에 본부를 둔 미군 특수전사령부 대(對)테러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파키스탄 변경 부족 무장단체를 훈련시켜 탈레반ㆍ알카에다 게릴라들에게 맞서게한다는 전략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국방부는 이미 이 제안을 바탕으로 파키스탄 부족민들에 대한 군사훈련 지원계획을 마련해 자금 전달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핵심은 아프간에서 넘어온 탈레반과 알카에다 조직원들의 근거지인 파키스탄 변경 산악의 부족연합통치지대(FATA)와 남ㆍ북 와지리스탄 자치지역 내 `국경부대'를 훈련시켜 `외국인 테러범'들과 싸우게 한다는 것입니다. 파키스탄 내무부 및 군 정보국(ISI)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국경부대'는 현재 8만5000명의 대원을 거느리고 있지만 군사훈련이나 무기공급은 제대로 돼있지 않은 상태라고 합니다. 사실 첨 들어보는 조직??인데... 어용 민병대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들고요.

미군은 앞으로 수년간 이들에게 3억5000만달러(약3150억원) 가량을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미국이 돈과 함께 `국경부대'를 훈련시킬 군 요원들도 들여보내야 한다는 거죠. 현재 파키스탄에는 미군 아프간전 지원부대 50여명만 주둔하고 있고, 전투 부대는 없습니다. 파키스탄에서 미국의 대테러 관련 활동은 그동안 중앙정보국(CIA)이 주로 맡아왔는데, 특수전사령부가 내세운 새 전략이 채택될 경우 국방부 쪽으로 더 힘이 쏠리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2001년 이후 아프간전을 지지해주는 대가로 파키스탄의 페르베즈 무샤라프 정권에 110억달러(약 10조원)를 쏟아부었으나 아프간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지요. 심지어 무샤라프 정권의 앞날조차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 되자 전략을 서둘려 바꾸려하고 있는 듯합니다.

`적의 적에게 총을 쥐어주는' 전략은 새삼스런 것은 아니죠.
미국은 1980년대 아프간 반(反) 소련 이슬람 무장세력들과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을 지원, 옛소련과 이란에 맞서게 했던 전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오사마 빈라덴이 이끌던 반소련 무장세력들과 후세인 정권은 모두 뒷날 미국에 등을 돌렸습니다.
최근 들어 미군은 이라크 중서부 안바르주에서도 수니파 저항세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현지인들을 무장시켰다고 합니다. 미군은 이 전략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파키스탄 변경은 국가의 통치력이 아에 못 미치는 아수라장이어서 이라크와 상황이 다른 것 같습니다. 또한 대규모 미군 주둔부대가 현지 친미 무장조직을 받쳐주는 이라크와 달리 파키스탄에는 미군이 없다는 점도 새 전략의 성패를 점치기 힘들게 만든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파키스탄 대법원, 무샤라프의 손 들어줘

파키스탄 대법원이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의 대선 후보자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소송들을 대부분 기각, `정권 연장'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AP통신 등은 파키스탄 대법원이 19일 야당이 낸 소송 6건 중에서 5건을 기각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무샤라프 대통령은 지난달 6일 야당의 보이콧 속에 여당 의원들만의 의회 투표로 치러진 대선에서 98% 가까운 지지율로 승리했었지요. 그러나 야당들은 군 참모총장을 겸직하고 있는 무샤라프 대통령은 대선에 출마할 자격이 없다며 소송을 냈었습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자신에게 비판적인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을 쫓아내고 `친위 인사들'을 새로 대법관에 임명, 이번 기각 판결들을 얻어냈습니다. 10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된 재판부는 나머지 1건에 대해 오는 22일 심리를 속개할 예정인데요. 이 소송도 기각되면 지난달 6일 대선에서 승리한 무샤라프 대통령은 새 임기 5년을 더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야당과 법조계ㆍ학생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정정 불안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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