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카불 눈앞에... 탈레반의 재부상

딸기21 2007. 7. 25.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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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정부는 탈레반 측의 `인질-수감자 맞교환' 제안을 일축하면서 "언제라도 군사행동이 가능하다"는 강경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프간 정부의 강경한 입장은 더이상 탈레반의 공세 앞에서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감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탈레반은 23일 압도적인 화력을 가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맞서 격전을 치렀고, 남부 근거지 칸다하르를 지나 수도 카불 쪽으로 북상하고 있다. 


특히 한국인들이 납치돼 수감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즈니주(州)는 탈레반의 카불 진격에 관건이 되는 곳이어서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모두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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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등등 탈레반, `카불로 진격 중'

AFP통신 등 외신들은 남부 헬만드주에서 나토군이 탈레반군과 교전해 무장세력 50여명을 사살했다고 23일 보도했다. 헬만드주는 탈레반의 근거지인 칸다하르주에 인접한 곳으로, 나토 소속 영국군 파병부대가 치안 유지를 맡아 탈레반과의 전투를 벌이고 있다. 2년전만 해도 미군과 나토군은 동부 파키스탄 접경 산악지대를 제외하면 아프간 전역을 장악하는 듯했으나 지난해 칸다하르 일대를 탈레반에 다시 빼앗겼고 이제 탈레반 세력은 서쪽으로는 헬만드, 북쪽으로는 가즈니까지 치고올라가고 있다.

헬만드에서 나토군이 밀리면 탈레반은 남부 일대를 사실상 모두 
세력권에 넣게 된다. 이미 탈레반에 장악된 동부지역에서는 23일 도로매설폭탄이 터져 미군 4명 등 나토군 2명이 숨졌다. 이로써 올들어 다국적군 사망자는 118명으로 늘었다.

 
산악지대 험난한 동굴 지형에 은신하고 있던 탈레반은 조직을 재건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군소 무장집단들까지 포괄하는 `범(凡) 탈레반' 세력을 형성해 활동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 18일 독일인이 납치된 와르다크주는 탈레반의 `배후기지'인 파키스탄 접경지대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다. 와르다크의 무장세력은 소탕 단계에 있었으나, 지난 4월 인질로 잡힌 이탈리아 기자와의 `교환'으로 탈레반 지역책임자인 야사르라는 인물이 풀려난 뒤 탈레반 세력이 다시 커졌다. 와르다크의 상황은 한국인 피랍사건에서 아프간 정부가 인질 맞교환을 거부하게 만드는 악성 선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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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가즈니

군사전문가들은 특히 탈레반이 한국인들을 가즈니주에서 붙잡아 수용하고 있다는데 주목한다. 가즈니는 남부지역에서 카불로 가는 관문이다. 탈레반이 가즈니를 장악하면 카불을 목전에 두게 된다.


1996년 탈레반이 남부에서 출발, 북상하며 카불까지 진격했을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되는 것이다.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한국인들이 가즈니의 고속도로에서 납치됐다는 것은 탈레반이 카불에 아주 근접해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탈레반에게도, 아프간 정부에게도 가즈니는 빼앗길수 없는 요충지다. 탈레반은 가즈니를 장악할 경우 바르다크라는 좁은 지역을 사이에 두고 카불 공략전을 벌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가즈니를 빼앗기면 칸다하르 쪽으로 다시 밀려나야 한다.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의 `군사작전 준비설'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자폭대원들이 인질들 곁에 있다"고 위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프간 정부와 다국적군 입장에서도 가즈니는 인질사건과 별개로라도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곳이다. 자칫 가즈니가 양측의 초격전지대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모니터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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