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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準 내전상태

딸기21 2007. 8. 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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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 인접한 파키스탄 북서부에서 준(準) 내전에 가까운 유혈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친(親) 탈레반 무장세력들과 부족집단들이 게릴라전을 벌이면서 정부군에 맞서고 있는 것. 탈레반과 알카에다 지도부의 은신처이자 배후 기지로 추정되는 이 지역의 정정 불안은 곧바로 아프간 탈레반의 세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은 파키스탄 변경지대에 직접 군사력을 투입, 공격작전을 벌이는 방안을 놓고 고심중이지만 주권침해와 무차별 살상에 대한 비난을 우려해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릴라 사살-무장세력 반격 악순환

파키스탄 북서부 와지리스탄의 미란 샤 지역에서 31일 무장세력과 정부군 간 교전이 벌어지고 폭탄테러 공격이 잇달았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파키스탄 군 대변인 와히드 아르샤드 장군은 "게릴라 30∼40명이 트럭을 타고 미랸 샤의 검문소를 공격해와 15명을 사살하고 헬기를 동원해 나머지 게릴라들은 쫓아냈다"고 밝혔다. 또 북서부 지역 2곳에서 길에 매설된 폭탄이 터져 보안군 10명이 다쳤으며 4명이 무장세력에 납치됐다고 말했다.
이달초 이슬라마바드 `랄 마스지드(붉은사원)' 사태 이후 아프간과 접경한 파키스탄 북서부 산악지대에서는 친 탈레반 계열 무장세력들의 공격이 급증하고 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은 랄 마스지드를 점거한 무장세력을 유혈진압해 게릴라들과 이슬람 신자 등 102명이 숨지게 했다. 정부군이 우세한 화력으로 게릴라들을 사살할수록 피의 악순환만 더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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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치불능' 북서부, 극단세력 무장기지로

험난한 산악 동굴지형이 많은 북서부 와지리스탄과 북서변경주는 사실상 이슬라마바드의 통치력이 미치지 않아 준 독립상태나 다름없다. 최근 교전이 잦아진 와지리스탄의 부족연합통치지대(FATA)는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 은신처로 추정되는 아프간 토라보라(Tora Bora) 산지와도 이어져 있다. 미국은 빈라덴과 탈레반 총사령관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가 파키스탄 국경 안에 숨어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아프간에서 6년째 군사작전을 벌여도 이들을 찾을 수 없는 것은, 미군 군사력이 미치지 못하는 파키스탄 내에 숨어있기 때문이라는 것. 알카에다와 탈레반은 파키스탄에서 반정부ㆍ반서방 정서가 강한 빈민층 청소년들을 유인해 테러범으로 키우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한다.
극심한 사회 갈등, 쿠데타로 집권해 미국 덕에 지탱하는 부패한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은 이슬람 세력이 발흥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미국은 파키스탄 정부에 탈레반ㆍ알카에다 소탕을 요구하지만 무샤라프 정부는 이슬람세력과 미국 사이에 끼어 갈수록 통치력을 잃어가고 있다.

`또하나의 전장' 되려나

미국은 변경지대 게릴라들을 잡기 위해 직접 군사작전에 돌입할 뜻을 비췄다가 최근 파키스탄 정부에 거절당했다. 미국 일각에선 빌 클린턴 정권 때 아프간의 탈레반 집권을 내버려둔 것이 2001년 9ㆍ11 테러의 화근이 되었다며 파키스탄 내 군사작전에 미군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국 입장에선 주권국가 파키스탄에서 군사작전을 벌이는 것이 만만한 일은 아니다. 정당성도 명분도 없는데다, 아프간과 이라크에 이은 `제3의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어 선뜻 군사력을 투입하지 못하고 있다. 또 미국이 나설 경우 이슬람세력을 누르며 세속주의를 지켜온 무샤라프 정권마저 무너져 파키스탄이 테러기지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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