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탈레반 지도부는 건재

딸기21 2007. 7. 2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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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들을 대거 납치한 무장세력의 실체를 놓고 추측이 무성하다.

정확한 실체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탈레반의 옛 지도부가 6년간의 전쟁과 추격전 속에서도 건재하다는 점이나 이번 사건을 일으킨 무장조직의 대외 창구가 일관되게 정해져 있다는 점 등으로 볼 때 탈레반과 깊이 연관돼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탈레반의 조직 실태와 재건 상황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건재한 탈레반 

확고한 조직 계보없이 광범위한 무장세력들의 연합체 형식으로 움직이면서 숨어있는 지도자의 지시를 따르는 탈레반의 속성상 어떤 조직이 구체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확인하기는 불가능하다.

분명한 것은 탈레반의 지도부는 미군과 다국적군의 추격작전 속에서도 여전히 붙잡히지 않고 있으며, 어딘가에 숨어 무장세력들을 지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알카에다와 탈레반 지도부가 파키스탄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지만 파키스탄은 이를 극력 부인하고 있다. 아프간-파키스탄 접경지대 어딘가에 은신처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탈레반의 사실상 창설자이자 총사령관이었고 집권 당시 ‘아프가니스탄의 에미르(군주)’로 군림했던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는 아프간전 뒤에도 칸다하르 일대를 활보하고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얼굴 없는 애꾸눈 전사’로 유명한 오마르와 함께 ‘물라(스승)’라는 호칭을 공유했던 내각 제1장관 모하마드 하산도 살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산은 2003년 위성전화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갖기도 했었다. 

탈레반 정권 때 수도 카불이 있는 카불주지사를 지낸 니아즈 무하마드, 바미얀주를 장악했던 나임 쿠치, 가즈니주 지역사령관이었던 도스트 무하마드, 북동부 호스트주를 지배했던 마울라위 샤리쿨라 무하마디 등의 지역 책임자들도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탈레반 정권 때 악명높은 종교재판을 담당했던 누르 모하마드 사키브는 전쟁이 벌어지자 파키스탄으로 옮겨간 것으로 알려졌다.

‘메시지’ 나올까 

이번 사건이 탈레반 핵심 지도부의 지시와 관련 있는 것인지 아니면 방계 조직의 독자적인 소행인지는 알 수 없다. 관심을 끄는 것은 탈레반의 ‘성명’이나 지도자 메시지가 나올 것인가 하는 점.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이 주요 사건이나 테러공격 뒤 오디오·비디오 메시지를 통해 입장을 밝히는 것처럼 탈레반 지도부의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만일 이번 사건이 탈레반 지도부까지 연결되는 것이라면, 인질 규모가 23명이나 되는 등 이례적으로 큰 사건이라는 점에서 오마르의 성명이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오마르는 아프간전 뒤인 2002년 “빈라덴의 소재 따위는 모른다”며 미국측 전쟁 명분을 부인하는 성명을 냈었다. 지난해 9월 이라크 알카에다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숨진 뒤에도 애도 성명을 내면서 아프간에서 계속 투쟁을 벌일 것임을 선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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