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지멘스의 '구원투수'

딸기21 2007. 6. 2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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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스캔들에 연루돼 임원들이 체포되고 사무실이 줄줄이 압수수색당하는 등 망신살이 뻗쳤던 독일 기계, 설비회사 지멘스가 다음달 1일 외국인 구원투수를 영입한다. `내부승진'을 고집해온 160년 전통을 깨고 오스트리아 출신인 피터 뢰셔(49.사진)를 최고경영자(CEO)로 맞게 되는 것. 취임을 앞둔 뢰셔는 28일 "우리가 원하는 것은 혁명보다는 `진화'"라면서 독일 대표기업 지멘스의 자존심과 전통을 살린 개혁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우스 클라인펠트 현 CEO의 뒤를 잇게 될 뢰셔는 2m 가까운 장신으로, 미국 제약회사 머크의 글로벌 보건부문 대표를 지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 대학을 졸업하고 홍콩 중문대학과 미국 하버드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다국적 학벌'을 갖고 있으며, 독일어 영어 일본어 등에 능통한 국제적 경영인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정작 지멘스와 같은 기계돚설비 분야에서는 경험이 없을 뿐 아니라 CEO 경력도 없어 그가 지멘스를 화려하게 부활시킬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 AFP통신은 "뢰셔는 전구에서 발전소까지 다양한 분야에 발을 걸치고 있는 지멘스같은 대기업을 경영해본 적이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임명은 뇌물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지멘스에 신선한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멘스는 지난해 공금횡령, 탈세, 비자금 조성, 뇌물 주고 계약 따내기 등등 다양한 종류의 비리가 드러나 뮌헨 본사가 수색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개인계좌를 통해 해외로 자금을 빼돌린 사실이 들통나 임원들 5명이 잇달아 체포됐고, 산하 기업 위장파산 논란까지 일어났다. 급기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나서서 지멘스에 적법한 해결을 촉구하는 등 이미지가 실추되고 위기를 맞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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